MSY 32두를 하는 Teeuwen 농장
2016년 12월, “월간 한돈”에 올라온 기사 한 편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네덜란드의 Teeuwen Ressels 농장에 대한 기사였는데 이 농장의 MSY는 무려 32두.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수치입니다. 이 농장을 방문하고 방문기를 공유한 ㈜청림티엔씨 권경각 대표에 따르면 이 농장은 모돈 350두 규모로 이 농장에 다른 직원은 없고 사장인 Yach Teeuwen씨가 혼자서 관리하고 가끔 부인이 일을 돕는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작년 한해 동안 전체 MSY 평균이 17.3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 농장의 성적은 도저히 믿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도대체 뭐가 달라서 이 농장은 MSY32두를 할 수 있다는 것일까요?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의 중요성
이 농장에는 특별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기침센서”입니다. 일종의 마이크 같은 것인데 농장에서 돼지가 기침을 하면 그 마이크와 연결된 컴퓨터가 기침소리를 분석해서 해당 기침이 단순한 마른 기침인지, 호흡기 깊숙이서 나오는 심각한 기침인지를 구분해 내는 것입니다. 사람은 24시간 모든 돈방을 감시할 수 없지만, 컴퓨터와 연결된 마이크는 하루종일 돼지들의 기침 소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기침이 심해지는 돈방을 정확히 파악해서 농장주에게 알려줍니다. 그럼 농장주는 해당 돈군을 자세히 관찰해서 기침하는 개체를 격리하고 항생제 주사로 개체치료를 하거나 해당 돈방에 항생제를 음수로 투약해서 기침하는 개체에게는 치료를, 아직 기침이 시작되지 않은 개체에게는 예방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라도 먼저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돼지에게 흉막폐렴 균을 공격접종 한 다음 일정 시간 후 치료를 시작하고 폐사율을 기록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똑같은 약을 처방하더라도 바로 치료를 시작하면 2.5%의 폐사율을 기록한 반면, 공격접종 후 5~9일 사이에 치료를 시작하면 7.5%의 폐사율이, 11일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면 무려 20%의 폐사율을 보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은 조에티스(Zoetis)로 이름이 바뀐 한국화이자동물약품이 2008년 4월에 배포한 “돼지 잘 키우기”라는 동영상을 보면 관리자는 매일 돈방을 순찰하면서 돼지를 관찰, 처치가 필요한 돼지를 찾아내고 즉시 치료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기에 치료를 하려면 ‘아픈 돼지(환돈)’를 빨리 찾아내야 합니다. MSY32두 농장인 Teeuwen 농장에서는 마이크로폰을 이용한 환돈 조기 검출 시스템 덕분에 폐사율이 1% 이하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도 MSY가 26두로 매우 우수한 수준이었지만 질병으로 인한 폐사를 줄인 결과 6두가 더 출하되었다고 합니다. ‘아픈 돼지’를 빨리 찾아내는게 농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백신과 바이오시큐리티가 앞으로는 더 중요해진다
2017년 1월 16일, 양돈전문잡지인 “Pig Progress”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습니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일하고 계시는 윤경진 교수님께서 한국 양돈 수의사들에게 공유해 주신 자료인데 이 기사에 보면 양돈장 사양관리에서 백신 접종 프로토콜과 바이오시큐리티(방역)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잘 하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최선의 예방 방법인 것이지요. 글로벌 양돈업계는 질병을 빨리, 잘 치료하는 것에서 질병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에서도 보고 있지만, 질병이 일단 우리나라에 상륙하고 나면 제거하기 매우 힘듭니다. 퍼지는 것을 막기가 쉽지 않습니다. 농장 단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질병이 들어오기 전에 막는 것, 들어온 다음에는 신속히 대처하는 것, 이것이 농장 질병관리의 핵심입니다.
(주)옵티팜 김 현일 박사 (hikim@optiph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