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전 계룡스파텔에서 열린 코미팜(대표 문성철)의 '2022 ASF 백신 개발' 세미나가 정부 및 지자체, 산업 관계자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코미팜은 지난해 미국 농무부(USDA)와의 정식 계약을 통해 미국 농무부 소속 연구진이 개발한 ASF 백신 후보 균주와 해당 균주 배양에 필요한 세포주를 분양받아 현재 ASF 백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코미팜이 분양받은 백신 균주는 두 개입니다. 하나는 지난달 전 세계 최초 ASF 백신 상용화를 선언한 베트남의 백신과 동일한 균주, ASF-G-ΔI177L(이하 I177L)이며, 다른 하나는 ASF-G-ΔI177LΔLVR(이하 LVR)입니다. 세포주는 PIPEC(Plum Island Porcine Epithelial Cell) 세포로 LVR을 배양하는 데에 쓰입니다(관련 기사).
코미팜은 LVR을 이용해 '야생멧돼지용 경구 백신'과 '사육돼지용 근육 접종 백신', 두 가지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한창입니다. 모두 생독백신입니다. 해당 백신이 개발되면 미국 농무부와의 계약에 따라 국내뿐만 아니라 태국, 필리핀, 브라질, 중국 등 다른 나라에도 공급할 계획입니다. 미국은 우선 공급 국가로 알려졌습니다(미국 요청 시).
이날 코미팜 문성철 대표는 인삿말에서 백신 개발 성공을 통해 ASF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과 한돈산업에 희망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문 대표는 "지금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ASF 방역에 대해 정부 관련 부처와 협력하여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최종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ASF 백신을 국내 기술로 완성하여 해외 수출로 외화 수익 확대와 위기의 국내 양돈산업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본격적인 세미나에서 김성기 상무(코미팜)는 더글라스 박사(미국 농무부 ASF 백신 개발팀)의 발표 통역을 통해 미국 연구진이 개발한 여러 ASF 백신 후보주를 소개했습니다.
더글라스 박사는 '베트남의 경우 ASF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I177L을 이용한 백신을 먼저 긴급하게 상용화했는데(관련 기사) 백신 균주 배양을 위해 돼지의 신선한 대식세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용과 생산 시간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코미팜이 추진하고 있는 LVR 백신은 PIPEC 세포로 배양이 가능해 마스터시드 바이러스의 안정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고역가로 증식이 가능, 가장 유망한 백신주'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안근승 전무(코미팜)는 코미팜이 I177L 대신 LVR을 최종 백신 후보주로 선택한 이유와 함께 최근까지의 LVR을 이용한 ASF 백신 개발 연구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비교적 상세하게 공유했습니다.
안 전무에 따르면 LVR은 I177L에 비해 병원성이 거의 없고, 다수 계대 배양에서 병원성 복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야외 바이러스와 감별진단이 가능합니다. PIPEC 세포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 경제성도 확인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생독백신으로 1회 경구 또는 근육 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방어력도 검증되었습니다.
안 전무는 '코미팜은 국내 ABL3(생물안전3등급) 시설에서 국내 유행 야외 ASF 바이러스로 공격 실험한 결과 LVR에서 방어력이 우수한 결과를 나타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안전성 재평가 실험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되어 경구 백신뿐만 아니라 근육 접종 백신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미팜은 앞으로 백신 허가에 필요한 추가적인 시험 실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입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참석한 한 산업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에 참석자가 예상 외로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마 국내 ASF 상황이 심각하다는 공통된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례와 같이 정부, 특히 백신 허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민간기업의 ASF 백신 개발 지원에 좀더 적극 나서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