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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언론기사에 대한 유감...멧돼지 피해자? ASF 공장형 축산 때문?

현재로선 집돼지와 멧돼지 모두 피해자...농가가 진짜 피해자, ASF 발병 원인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 때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6일 밤늦게 한 언론 기사의 지적에 대해 장문의 해명자료를 내었습니다. 이번 해명자료의 발단은 모 신문의 6일자 기사 '멧돼지 품바의 비극(바로보기)' 입니다. 

 

 

해당 기사는 'ASF를 이유로 무차별적인 사냥에 의해 멧돼지가 절멸 위기에 빠졌다'며 이는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전파한 가해자가 아니라 도리어 집돼지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큰 상황에서 정부가 가축과 마찬가지로 모조리 파묻어 없애버리는 손쉬운 길을 멧돼지에게도 적용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방역 실패의 책임을 멧돼지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ASF를 비롯해 구제역, AI 등 재난에 가까운 가축전염병이 창궐하는 것은 현대의 밀집형·공장형 축산시스템 때문'이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시스템의 조속한 개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돈산업에 있어 일면 고개가 끄덕이는 주장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점들이 다수 발견되어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사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 '멧돼지가 피해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지만, ASF 측면에서 집돼지나 멧돼지는 모두 피해자로 보는게 타당할 것입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가해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 ASF 변수를 촘촘히 대비하지 못한 정부가 1차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ASF 사태에서 정작 우선 피해자는 강제적인 안락사 처분된 농가들일 것입니다. 이들 농장에서는 바이러스가 단 1건도 검출된 바가 없었습니다. 

 

 

기사는 또한 '멧돼지가 집돼지로부터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멧돼지에서 집돼지로 감염된 증거도 없지만, 집돼지에서 멧돼지로 감염된 증거 역시 없습니다. 철원의 경우는 집돼지에서 아직까지 감염사례가 없고, 멧돼지에서만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는데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기사는 ASF 등의 발병 원인을 밀집형·공장형 축산시스템이라고 단정했습니다. 기사의 논리대로라면 야생멧돼지뿐만 아니라 이번 발병농장 가운데 소규모 농장(7차 강화 2두 규모, 11차 파주 18두 규모)에서의 발병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와 동유럽 국가에서는 돼지를 자유롭게 키우는 백야드 사육에서 ASF가 빈발했다는 사실 역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ASF뿐만 아니라 구제역, AI의 국가 간 전파 및 유입 원인인 축산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 교역의 증가로 보는 게 합당할 것입니다. 교류하지 않으면 전파되지도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나 유럽 양돈선진국에서 아직까지 ASF나 구제역 등이 발병하지 않는 이유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실시 여부가 아니라 국가와 산업이 바이러스 유입을 잘 막아내고 있는 시스템 덕분일 것입니다. 

 

 

기사에서 정부의 막무내기식 살처분 정책에 대한 반대에는 동감을 합니다. 그 대상은 집돼지뿐만 아니라 멧돼지여도 마찬가지 입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10만 마리 이상의 멧돼지를 잡았지만, 실제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확산에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될지는 좀더 살펴봐야 할 일 입니다. 멧돼지를 잡듯이 농식품부는 250여 농가의 돼지를 땅에 묻었습니다. 기사의 표현대로 '손쉬운 길'을 택한 것입니다. 

 

한편 농식품부는 해당기사에 대한 해명자료에서 "야생멧돼지에서 62건의 ASF가 발생하였으며, (중략) 사육돼지로 전파되지 않도록 광역 울타리 설치, 멧돼지 폐사체 수색 및 포획 등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으며, 가축전염병 주요 전파요인인 축산 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가축전염병 발생 최소화를 위한 근본적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더큰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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