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양돈생산자단체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유입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가운데 한 공중파 방송에서 불법 해외축산물을 여행용 가방에 그대로 가져온 장면을 고스란히 내보내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MBC는 지난 11일(목)의 자사의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방송에서 칠레의 세 자매 동생이 한국에 있는 오빠에게 칠레에서 가져온 선물을 공개하는 장면(바로보기)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세 자매는 칠레에서 구입한 '소시지'와 '(말고기) 육포', '칠레 엠빠나다(만두)' 등을 여행용 가방에서 꺼내 오빠에게 전달했습니다. '엠빠나다'는 칠레식 만두로 속재료에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이 들어갑니다. 

이 장면에서 방송의 칠레 남매뿐만 아니라 방송 게스트 누구도 관련한 문제 인식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방송을 제작한 제작자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현행 법상 ASF나 구제역 발생국가 여부와 상관없이 소시지, 햄, 육포, 통조림 등 식육 및 식육가공품은 반입제한 품목입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은 한 양돈농장 대표가 '돼지와사람'에 알려왔습니다. 이 농장 대표는 "얼마 전에 (정부가) 담화문까지 발표하면서 해외축산물 반입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까지 하는 마당에 시청률 높은 공중파 방송에서 불법으로 가져온 축산물을 보여주는게 충격적이다"며, "일반 시청자들은 대부분 불법인 걸 모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도 불법축산물 반입에 문제 제기하는 글이 확인되었습니다. 한 시청자는 '방송 제작이 쉬운 환경은 아니겠지만 조금 더 세심하게 접근하시면 좋을 것 같다', 다른 시청자는 '가족분들께서 어찌 들고오셨는지...(중략)....본방송의 재방 및 다음편 방송 시 '소시지와 육포' 관련한 안내가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돼지와사람'은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위해 MBC 제작진과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