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낭비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유엔은 9월 29일을 '음식물 손실 및 쓰레기 인식의 날(International Day of Awareness on Food Loss and Waste Reduction)로 정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집계한 세계 1인당 년간 평균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79kg인데 우리나라는 이보다 많은 1인당 95kg을 배출합니다.
각국은 식품 낭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순환 식량 시스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순환 식량 시스템은 식량 손실과 낭비를 방지하고 가축에게 부산물과 식량 폐기물을 사료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산물과 식량 폐기물을 이용하여 사료를 생산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한 사료 생산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음식쓰레기(잔반)를 동물 사료로 생산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습니다.
유럽의 경우 케이터링 및 음식쓰레기는 가축 사료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식물성 부산물과 빵과 제과점의 폐기물과 잔여물처럼 성분이 명확한 식품은 사료화 할 수 있습니다. 성분이 명확한 부산물은 농장주가 영양 밸런스를 다시 맞추어 돼지에게 사료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소의 광우병에서 보듯이 가축이 동물 사료를 먹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식물성 부산물을 이용합니다.
미국은 주마다 다른데, 몇몇 주에서 음식쓰레기를 사료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잔반을 이용하여 사료화하는 데는 몇 가지 공통된 과정이 있습니다. 잔반을 수거 후 이물질과 부패한 음식을 분리하여 버립니다. 그런 다음 수분을 제거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잔반을 사료화 하기 때문에 수분 제거에 대한 에너지 소비는 잔반을 사료화하는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발효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고부가가치 사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음식의 높은 수분 함량이 부패를 촉진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말리는데 쓰이는 에너지 문제를 발효를 통해 해결한 것입니다. 남은 밥을 포함한 음식쓰레기를 돼지용 젖산 발효 액화 사료로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농식품부는 2019년 ASF 발생 이후 금지되었던 남은 음식물의 양돈농장 내 반입을 재개했습니다. 농식품부는 공문을 통해 농가가 직접 급식소와 계약을 맺을 것과 열처리 한 후 잔반을 사료화 하면 된다고 알렸습니다.
관련하여 한돈산업 관계자들은 잔반을 사료화하는 것에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잔반을 이용한 양돈장이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악취가 심각하여 한돈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의견입니다.
한 수의사는 "잔반 먹은 돼지는 염분이 많고 부패한 음식을 먹기 때문에 지속적인 설사에 시달리는데 동물복지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라며 "소비자에게 잔반 먹인 돼지라는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점도 문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유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남는 부산물과 과자 부산물을 일부 사용하여 돼지를 키우고 있는 금강축산 송일환 대표는 "ASF 등 질병의 측면에서도 잔반을 먹여 돼지를 키우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도 부산물을 사료화 할 수 있는 식량 시스템을 갖추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