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ESG는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 구조에 대한 책임 있는 경영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윤리적 경영을 추구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ESG의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 보니 오해가 발생할 여지가 많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그린워싱(greenwashing)'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법적, 재정적, 평판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큰 우려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린워싱, 그 본질과 위험

그린워싱은 ESG 관련 공약과 경영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실질적인 성과가 미비한 상태가 아닙니다. 이는 오히려 거짓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환경적 주장을 내세워 대중과 투자자를 오도하려는 의도적인 시도입니다. 그린워싱은 이를 행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법률 용어로, 잘못된 정보로 인해 기업의 신뢰성과 평판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 사건, 그린워싱의 대표 사례

그린워싱이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폭스바겐 사건이 있습니다. 2015년, 폭스바겐은 디젤 차량의 배출 데이터를 고의로 조작하여 환경 친화적인 차량으로 묘사했습니다. 이로 인해 200억 달러가 넘는 벌금과 법적 합의금을 지불해야 했으며, 대기 오염 및 규제적 반향 등 여러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그린워싱이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잘 보여줍니다.

유럽과 미국의 그린워싱 실태

유럽 연합에서 자금을 지원한 연구 프로젝트에 따르면,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된 환경적 주장 중 절반 이상(53%)이 모호하거나 기만적이며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주장의 40%는 증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린워싱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 기업 리더의 68%가 그린워싱에 관여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소셜미디어로 확산되는 그린워싱

현재 그린워싱은 TV나 신문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를 넘어 소셜미디어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짧은 시간 내에 이미지와 영상 등으로 콘텐츠가 소비되다 보니, 그린워싱 여부를 식별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소셜미디어의 이러한 특성을 통해 그린워싱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댓글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응원하게 하거나, 일정 수 이상의 SNS 팔로워를 태그하도록 유도하여 소비자들이 그린워싱의 주체가 되게 하는 등의 행태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소셜미디어의 관계망을 통해 사용자 개인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가 해당 기업을 친환경 기업으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고도화된 그린워싱 마케팅 기법입니다.

육류 대체식품에서의 그린워싱

그린워싱은 특히 육류 대체식품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대체식품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육류 대체식품의 그린워싱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육류 대체식품이 친환경적인 이미지와 달리 에너지 사용량이 높아 환경적 단점이 존재하며 소비자 관능평가 결과 구매 의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ESG의 올바른 이해와 투명한 정보 공개의 중요성

그린워싱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주의해야 할 사항입니다. 기업들은 ESG 정보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개해야 하며, 소비자와 투자자는 이러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바른 ESG 평가와 정보 제공을 통해 기업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