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돈산업'과 관련한 여러 법이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중요한 법을 꼽으라면 당연히 '축산법'입니다. 그런데 축산법에 '돼지'라는 단어가 달랑 2번 밖에 안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일까요?
네, 사실입니다.
축산법 제2조 1항과 9항에 두 번 등장합니다. 1항에서 '가축'을 정의하면서 한 번, 9항에서 '가축거래상인'을 규정하면서 다시 한 번 나옵니다.
다른 축종은 어떨까요? '소'라는 단어는 5번 등장합니다. '한우', '전통소'까지 포함하면 8번입니다. 대신 '송아지'는 23번이나 등장합니다. 닭은 9번 나옵니다. 이밖에 메추리는 4번, 염소와 말은 각 3번, 오리는 2번, 면양·사슴·거위·칠면조·타조 각 1번 등입니다.
축산법에 단어가 등장하는 횟수가 축종의 규모 및 중요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돼지가 축산생산액 가운데 비교 불가 1위일 뿐만 아니라 '17년과 '22년에는 쌀을 제치고 농업생산액 1위(관련 기사)를 차지한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축산법에 '돼지'라는 단어가 달랑 2번 등장하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연일 '물가', '물가' 타령을 하는데 전체 농축산물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반영하는 품목별 가중치가 가장 높은 것도 '돼지(고기)'입니다. 쌀의 두 배 수준입니다(돼지고기 9.8, 쌀 4.2, 국산소고기 8.6, 달걀 3.0). 대한민국 국민이 좋아하는 주요 한식 가운데 웬만한 것들은 돼지고기가 재료로 빠지지 않습니다(관련 기사). 정부 당국이 물가 관리에 있어 돼지고기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축산법에서 '돼지'가 적어도 소뿐만 아니라 닭, 메추리, 염소, 말 등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상황입니다. 한돈특별법으로 법을 대신해야 합니다.
축산법은 가축의 개량·증식, 축산업의 구조개선, 가축과 축산물의 수급조절·가격안정 및 유통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축산업을 발전시키고,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키며,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63년 6월 26일 제정공포되었습니다(1963.12.24. 시행). 지난해 이미 환갑(還甲, 만 60)을 맞이했으며 올해는 이제 진갑(進甲)의 나이입니다.
최근 한돈산업뿐만 아니라 한우산업에서 '축산법'이 화두입니다. 이 두 축종 산업은 축산법을 대신해 축종별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신 '축산법 전면 개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축산법'은 일반법입니다. 아무리 축종별 산업의 요구를 담는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습니다. 단어 몇 개를 늘린다고 축종별 특수성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
지난 '63년 제정 당시의 한돈과 '24년 현재의 한돈의 위상이 다름을 정부가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돼지'가 주인공인 법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한돈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입니다(관련 기사).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