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최근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에 대해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며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라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단호한 입장의 배경에는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 '한국 때리기'에 들어갔다는 당초 전망과 달리, 자세히 살펴보면 일회적인 보복조치로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한국 경제의 발목잡기로 일본의 경제공격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는 2019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 28위, 일본 30위로 발표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일본이 한국에 국가경쟁력에서 뒤쳐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본이 한국 경제 발목잡기에 들어갔다면, 지금의 문제는 급한 불씨가 꺼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일본의 한국 경제 죽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부와 관련 기업은 '반도체 독립' 등 산업체질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일본 물건 쓰지 않기와 국산품 애용하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러한 작금의 국내외 상황이 한돈산업에는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가늠해보고 대책이 논의되어야 합니다.
몇 년간 시민들은 사드문제, 미중무역전쟁 그리고 현재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겪으면서 한국의 지정학적, 정치적, 경제적 특수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근래에 '식량안보'는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구축되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일본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산 농산물 수입규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프리카, 토마토 등 대일 수출 주력 품목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주요 품목별 대응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회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양파, 마늘에 이어 천일염까지 가격폭락으로 농가들은 정부 대책이 절실한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축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축산물 수급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수립하여 농촌의 안정을 꾀해야 할 것입니다. 돼지고기 또한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는 쌀을 중심으로 몇 가지의 곡류에 집중하여 식량자급률을 가늠하고 있을 뿐 입니다. OECD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식량자급률이라는 것이 곡류 몇 가지로 목숨만 연명하는 수준을 생각하는 것인지, 식량자급률에 대한 개념과 수준부터 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양곡자급률은 48.9%로 사료용을 포함하면 곡물자급률은 23.4%로 떨어집니다.
전세계는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기후변화와 질병으로 어느때 보다 식량안보가 요구되는 상황에 있습니다. 정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농축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돈농가 또한 정부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스스로 변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 입니다. 돼지만 잘 키우면 되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시장과 소비의 변화를 읽지 못하면 도태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