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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머리 아픈 아버지와 가슴 아픈 아들이 소통해야 하는 이유

돼지키움 컨설팅 대표 이일석 (leeilsuk@hanmail.net)

[본 기고글은 월간양돈 5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저자의 동의 하에 싣습니다-돼지와사람]

 

“아버지는 지난날 나의 영웅이었다. 여리고 약한 나를 안아주던 영웅은 이제 내가 그 보다 더 강한 영웅이 되기를 원하는 엄격한 왕이 되었다. 누구나 누군가의 자식이자 부모가 될 수 있다. 자식 농사가 어려운 것만큼 자식이 부모의 높은 기대에 부합하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다. 서로의 차이를 잘 이해하고 기대치를 낮추어 소통한다면 불행해질 이유가 없다"

 

 

[들어가며]

미국은 우리나라 면적의 거의 100배에 가까운 나라다.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려고 미국의 땅 면적 얘길 꺼내는 건지 궁금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땅덩어리가 아주 작은 우리나라와 어마무시하게 넓은 미국에서의 생활 방식이나 문화적 차이는 땅 면적만큼이나 엄청나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중 미국과 한국에서 부모 자식 사이의 관계는 특히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알 수 있고 어째서 우리나라의 부모 자식 관계가 심히 어려운 문제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미국에서의 부모 자식 관계를 들여다보자.

 

미국의 어마어마한 땅은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들어가는 순간 부모와 1년 내내 한 번도 보기 힘들 만큼 먼 물리적 거리를 만들어 버린다. 주립 대학조차도 다른 나라인 것처럼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자녀가 대학교를 들어가면 스스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등록금을 해결하고 주택 임대료와 생활비, 차량 할부금 등 대부분의 비용을 아르바이트로 벌어서 쓰고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부터 생활환경과 문화가 그렇게 정착이 되어있고 주변이 다 그러니 어지간한 일로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 것이다. 경제적인 독립은 곧 정신적인 독립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반면 우리나라의 생활환경이나 문화는 그들과는 정 반대다.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온 가족이 한 집에 모여서 살았고 결혼 후 떨어져 살다가도 명절만 되면 자동 소집되어 대학생 조카도 세배를 하고 돈을 챙겨주는 장유유서(長幼有序), 형우제공(兄友弟恭)의 나라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요즘은 군대를 가도 수시로 휴가도 나오고 휴대폰도 자유롭게 쓰고 월급도 많아졌는데 군 생활 중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일이 생기면 부모가 군대에 직접 찾아가 항의도 할 만큼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하늘만큼 높고 바다처럼 깊다.

 

그러나 과거엔 그나마 자식의 독립할 능력을 길러주었 던 군대조차도 요즘엔 그런 기회와 능력을 빼앗아 버리는 부작용도 늘고 있다. 그렇게 애기성인이 된 자식은 부모의 높은 관심과 애정 어린 조언을 어느 순간 지나친 간섭과 집착으로 받아들이며 독립을 꿈꾸고 반란을 일으키지만 부모는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부모 말을 안 듣고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거다.”라며 큰 상처를 받게 되고 무자식이 상팔자요 부모 자식은 원래 전생에 원수였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돼지를 키우는 동업자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양돈 회사의 대표이며 고용주인 아버지와 직원이자 자식이 매일 눈 뜨면 맞이하게 되는 관계는 어떠할까? 아버지는 직원과 아들 사이에서, 아들은 아버지와 사장님 사이의 경계에서 서로 인정하기보다 감내해야 할 힘든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본 고에서는 한돈산업의 1세대가 다음 세대로 전환되고 있는 현재 세대 차이가 만들어 내는 문제를 짚어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본문]

한국의 부모들은 자식을 자기 삶의 연장선으로 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고 자식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과 동일시되어 장가를 가도 아파트를 몇 평 짜리 마련해 주었다며 자랑을 하고 자식이 원하는 것이라면 등골이 부러지는 일도 참아낸다. 금수저니 나무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얘기도 우리나라의 부모 자식 간 관계가 어떠한 지 잘 보여준다.

 

자식의 성공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집착에 이어 등골을 갈아 넣는 일는 아이러니하게도 심리적으로는 부모 자식 관계를 채권자와 채무자처럼 갑을 관계로 만들게 되어 부자 갈등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대다수의 부모는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없는 살림에도 자식에게만큼은 좋은 학원, 원하는 대학을 보내느라 공을 들이고 좀 더 여유가 있다면 결혼 상대, 집, 차량, 사업자금까지 챙겨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식을 컨트롤하고 지배력을 연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대다수의 자식들은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경제적으로 의존하며 정신적으로 구속받는 불편한 관계에서 벗어나려는 욕구와 언젠가는 펼칠 왕의 발톱을 감춘 채 현명한 기생충으로 처신해야 하는 억눌린 선택 사이에 서 고뇌하는 경우가 많다. 세종대왕이 가장 신임했던 청백리 명정승인 황희정승조차 자식들은 모두 온갖 말썽을 일으키며 망신을 당했으니 자식 농사는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또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각 오로 자식의 성공을 원했기에 자신이 말하는 대로 행동하고 자신의 못다 한 꿈을 대신 이루는 히어 로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높은 기대에 자식이 부합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인간사의 문제는 양돈농장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고 오히려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부모와 자식 간에 일어나는 그러한 갈등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자라온 환경과 습관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상대방을 바꾸려는 욕심을 버리고 먼저 나를 바꾸려는 태 도를 가지고 접근해야 부자간의 갈등을 해소하면서 사업적으로도 상호 윈윈 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1. 양돈농장에서 부자 간 갈등이 커지는 이유

우리나라 양돈산업은 산업화의 역사가 짧고 2세대로 전환되는 시기에 와 있지만 여전히 1세대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세대는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던 시기에 밤낮없이 맨손으로 농장을 일구며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많은 질병과 싸워야 하는 등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였던 세대로 큰돈을 버는 성공을 맛보기도 했지만 주변의 농가들이 사업을 접고 사라지는 것도 지켜보아야 했다. 그만큼 양돈사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지만 한편으로는 실패에 대한 고통의 기억과 두려움도 매우 크다.

 

부모나 주변으로부터 양돈 사업의 어려움과 실패를 더 많이 보았던 2세대는 일찌감치 양돈사업 승계에 대한 기대를 접고 다른 길을 갔지만 현재 부모님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2세 양돈인들은 부모나 주변 농가의 성공을 보면서 다른 직업을 찾는 것에 비해 단점을 능가하는 더 큰 기회가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든 자식이든 기대치는 높은 반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준비는 부족하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일이 많아지고 앞서 언급했던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더해 부자간에 경영주와 직원으로 동업을 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녹록할 리가 없는 일이다.

 

특히 사업의 실패에 따르는 고통과 두려움을 경험했던 부모의 입장에서는 과거의 절박했던 자신과는 달리 부족함 없이 자유분방하게 자라 성실하지 못하고 나이 많은 직원을 함부로 대하거나 책임감이 없어 보이는 자식의 못 미더운 행동부터 그로 인해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런 자식에게 농장 경영을 맡기기에는 살얼음판을 걷듯 불안하고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질까 봐 밤잠을 설칠 수도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내 자식 또는 내 사업에서는 용납되기 힘든 일이 되고 관대하게 대하며 지켜보고 자식이 실패를 디딤돌 삼아 배우고 능숙해질 때까지 기다려 주기가 어렵다. 결국 그러한 불안감과 조급증은 잔소리와 지적으로 변하고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서 생기는 갈등이 반복되기 쉽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르쳐 주는 것이지만 표현 방법이 서툴거나 지나치게 일방적일 경우 자식 입장에서는 억압적인 가스라이팅이라고 생각하며 거부하게 되거나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부모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계속해서 쌓일 수 있다.

 

물론 자식의 실수나 부족함에 대해서도 직접적이고 일방적인 지적보다는 자식의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친근한 어조로 대화하여 문제를 잘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농장주도 많이 볼 수 있다.

 

양돈 농장의 특성상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 등 어렵고 힘든 일이 발생하기 쉬운데 그러한 문제에 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소간의 의견 충돌이나 갈등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일을 빠르고 정확히 해내야만 하는, 성격이 급하고 성취동기가 높은 농장주는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하거나 실수로 문제를 더 크게 만드는 자식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엄격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아져 자식과 심리적 거리감이 생기고 대화가 잘 통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부자간의 불신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

양돈농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은 농장주와 직원 간에도 스트레스와 불신을 가져오지만 특히 부자간의 관계에서 오는 특수성으로 인해 갈등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매우 예민하게 다뤄져야 한다.

 

어떻게 하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여 틀어지고 상처가 나는 관계에서 신뢰와 존중이 넘치는 관계로 복원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양돈농장에서 가족이자 동업자라는 부모 자식의 이중적 역할 관계 속에서 서로 서툴고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많은 갈등을 다루는 데 있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방법>

 

Ⅰ부모의 관점에서 생각할 점들

(ㄱ) 과거 세대와 현재 세대는 성장 환경과 문화, 그리고 가치관이 크게 다르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된다. 배 고프지 않고 부족함 없이 자랐다는 걸 인정하고 일에 있어서 자신이 젊었을 때 수준의 깡다구를 요구하지 마라. 부모가 일을 다 하면 자식이 더 게을러진다.

 

(ㄴ) 다그쳐서 잘 되는 일은 없다. 한꺼번에 뭔가를 고치려는 욕심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인정해 주고 도와줄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해라. 많은 실패와 어려움 속에서도 성장해 왔던 자신과 분명 닮은 면을 보여줄 때가 올 것이다.

 

(ㄷ) 자신을 돌아보더라도 무수히 많은 실패를 통해 배웠다는 걸 기억해라. 개구리는 올챙이가 뛰지 못한다고 해서 나무라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는 건 남 탓, 자식 탓이 아니라 내가 부족한 탓이라는 걸 먼저 생각하는 것이 불행을 두 배로 쌓지 않는 법이다.

 

(ㄹ) 부모는 경험이 많고 능숙한 일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정답이고 더 나은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버려라. 과거의 경험은 제한된 정보와 짧은 지식에 의해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하고 고정관념이라는 동굴에 갇힌 상태인 경우가 많다. 경험이 주는 고정관념은 변화와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 쉽다.

 

(ㅁ) 자식이 도전해 볼 기회를 열어주고 실패를 응원해 줘라. 뭐든 부모가 지켜보는 동안에 실패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자식은 도전과 실패를 통해 더 빨리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고분고분 부모 말만 잘 듣는 자식은 나중에 더 크게 사고를 친다.

 

(ㅂ) 간혹 마음에 들지 않거나 화를 내는 일이 발생한다면 발작 포인트를 기록해 두고 어떻게 하면 더 현명한 대처가 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자주 화를 내는 것보다 참았다가 조용히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임팩트가 좋다.

 

(ㅅ) 자식의 관심사를 알아보고 한 두 가지는 같이 해 보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가거나 여행을 하며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를 나누면 쉽게 마음이 열리고 통한다.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고 즐거운 일로 자주 대화해라.

 

(ㅇ) 너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나 하고 싶은 말만 하지 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3분 했다면 자식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질문하고 30분 들어라. 나이가 들면 자식 앞에서도 입은 닫고 지갑을 자주 열라고 하는 것은 진리다.

 

(ㅈ) 자식은 나의 소유가 아니며 농장에서는 누구보다 믿어주어야 할 직원이다. 초보 외국인 직원에게도 하지 않는 험한 소리를 자식에게 쉽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독 가족에게 융통성 없고 딱딱하게 대하는 자신의 성격부터 고치고 수양할 문제다.

 

(ㅊ) 당신은 권한을 가진 강자이고 자식은 약자에 해당한다. 약자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듣기 불편한 문제를 지적할 때 화를 내지 말고 부드러운 말투를 써라.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 어떤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면 강자가 먼저 손을 내밀고 포용해 주어야 한다.

 

(ㅋ) 터 놓고 대화할 기회를 갖기가 어렵거나 대화를 할 때마다 오히려 이해하기보다 불신만 더한다면 심리 상담 센터를 활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그들은 서로 마음이 맞지 않는 둘 사이의 중재에 매우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다. 몇 번 상담을 하다 보면 나와 상대방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고 차이를 이해하게 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Ⅱ 자식의 관점에서 생각할 점들

(ㄱ) 부모가 살아온 환경과 경험, 가치 기준은 나와 다를 수밖에 없다. 비록 생각은 다르더라도 부모가 자식의 실패를 걱정하고 성공하길 바라는 진심은 인정해라. 자신도 부모가 되면 자식 걱정이 앞서 때로 엄해질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ㄴ) 젊은 시절 부모가 고생하고 희생해 준 덕분에 미래의 꿈을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나의 일터가 있음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감사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성공을 부르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는 사실을 명심해라.

 

(ㄷ) 농장 직원들 앞에서 책임감이 없거나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등 게으른 모습을 보이지 마라. 솔선수범 하지 않고 자주 핑계를 대거나 직원들과의 회의 시간에 늦는 것은 기본이 안 되어 있는 행동으로 직원들의 빈축을 사고 리더십과 권위가 서지 않게 되어 직원들 역시 대충 일하고 시간만 때우며 핑계를 댈 뿐이다. 리더십은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할 때 나오는 것이다. 부모 잘 만나서 게으르고 실력도 없으면서 직원들 앞에서 목에 힘이나 준다는 인상을 심어 주지 마라. 자식이 경영자로서 자질이 없음을 지켜보면서 화가 나지 않을 부모는 없다.

 

(ㄹ) 공부하고 실력을 키워라. 그렇지 않으면 실력 있는 전문가를 통해 부모가 걱정하는 문제를 해결해라. 사업이 잘 되고 성장하면 갈등이 생길 이유가 사라진다. 적어도 과거 부모의 성적을 능가해야 잔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좀 더 많은 권한을 위임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ㅁ)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라. 경험이 부족해도 데이터를 통해 농장의 문제를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캐치해 낼 수 있기 때문에 부모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소통, 설득할 수 있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게 된다.

 

(ㅂ) 부모와 나의 역할과 범위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룰을 정하는 것이 좋다. 역할과 책임이 모호하면 기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갈등의 원인이 된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지고 동업자인 부모의 일도 도와줄 수 있으면 잔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다.

 

(ㅅ) 부모와 의견이 다를 때는 일단 한 템포 쉬고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들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도 생각이 변하지 않았다면 설득을 위한 구체적인 자료와 실증을 준비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대화를 다시 시도해라.

 

(ㅇ) 완고한 부모와 반복해서 직접 부딪히는 것은 가급적 피해라. 아버지가 신뢰하는 주변의 지인을 활용하고 다수의 지지자를 확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훨씬 쉬울 때가 있다. 아버지를 설득해 줄 수 있는 주변의 지원군과 대화를 자주 나누며 실증을 찾아서 보여주어라.

 

(ㅈ)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라. 부모는 살아온 인생만큼이나 하고 싶은 얘기도 많고 알려주고 싶은 일도 많은 법이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해 주는 것이야 말로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할 기회도 얻고 승낙을 받아내는 탁월한 전략이다.

 

(ㅊ) 부모님께 미래의 목표와 비전을 자주 말하고 강조해라.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도울 것이다.

 

 

[맺으며]

요즘은 스마트폰의 시대이고 메신저로 대화를 하는 시대이다 보니 가족 간에도 서로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하는 일이 사라졌다. 식사를 할 때도 가족과의 대화보다는 스마트폰과 대화를 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대화와 소통은 모든 일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며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풀어가는 가장 중요한 기본이다. 농장에서 동업을 하는 부모 자식 간에 불신과 갈등으로 대화가 단절이 된다면 농장의 성적도 더 나빠지고 불신의 골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 줄루족의 아침 인사는 사우보나(Sawubona)라고 한다. 그 말을 그대로 옮기면 “I See You”라는 뜻이다. 영어로 ‘ I See’는 ‘I Understand’의 의미도 된다. “나는 당신을 본다”라는 말은 “당신을 이해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 아바타의 명대사이기도 한 “I SEE YOU’는 상대방을 보는 것, 즉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사랑의 기초임을 깨닫게 해주는 말이었다.

 

양돈사업 환경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부모와 자식은 서로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장 가깝고 든든한 존재이며 서로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어떠한 어려움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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