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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건 강원도협의회장 "참는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무책임한 방역정책 2년...강원도양돈 농가 육체적·정신적 어려움 호소

"참는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모든 방역 책임을 양돈농가에게 전가하고, 강원도 양돈농가는 2년 동안의 상시적인 피로감에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한한돈협회 배상건 강원도 도협의회장은 "심각합니다. 다음 달 15일이면 정확히 만 2년이 되는데 상황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고성, 인제, 홍천 농장에서 연이어 ASF가 발생하면서 강원도 양돈농가는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맡고 있습니다. 

 

 

다음은 배상건 회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ASF 국내 발생 이후 국내 방역 상황은 어떤가요?

 

2019년 9월 ASF가 발생했을 때는 처음 겪는 일이니, 정부나 양돈농가 모두 우왕좌왕 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전례 없이 시군 단위로 살처분한다고 했을 때도 양돈농가는 나중에 정부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겠지 해서 연천, 파주, 김포, 강화 등 모두 동의를 한 것입니다.

 

2019년 발생 이후 2020년 강원도에서 새롭게 다시 발생했을 때도 살처분하겠다고 했고, 2021년 지금도 방역상 장단점을 찾아 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딱 내놓은 정책이 8대 방역 시설 갖추라는 것입니다. 

 

지금 강원도의 ASF가 얼마나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횡성과 원주에만도 각각 6만두, 8만두 인 데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지만, 곳곳에 ASF 양성 멧돼지가 나오고 있어 올해 안에 크게 터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듭니다. 강원도 도축장이 규모가 작아서 방역상으로도 도축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으니, 충북 지역에 있는 도축장 중에서 강원도 지정 도축장을 정해서 원활한 도축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2년이 지나고 있는데 양돈농가들 상황은 어떤가요?

 

참고 있다고 해서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 힘든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니 농가들은 상시적인 피곤함으로 그로기 상태가 되어 모든 면에서 여유가 없습니다. 서로 양보하고 챙겨주던 문화가 없어지고 내가 먼저 하겠다는 생각이다 보니 인간관계들도 피폐해져 갑니다. 지금은 건드리면 터지는 마지막 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도협의회장님도 많이 지쳐 보입니다.

 

하소연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입 다물고 있을 수도 없다 보니 저나 양돈농가들 모두 의욕적으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무력감만 느낍니다. 한돈협회에서 방역 회의 참석하라고 하면 똑같은 이야기 하면 뭐하냐는 생각이 앞섭니다.

 

타지역 농가들은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와 닿지 않으니 말을 해도 이해를 못 합니다. 그러니 강원도에서 8대 방역 시설 문제 이야기 할 때는 동조가 없더니 지금 본인들이 해야 할 상황이 되니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답답한 일은 무엇입니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돈협회가 쪼그라들고 맥을 못 추는 관변단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2019년 발생 후 2020년 철원지역까지 살처분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한돈협회가 농식품부에 끌려다니면서 지금은 양돈농가 말은 전혀 듣지를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한돈협회 전체가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회장은 거쳐 가지만 직원 중에 차장급만 해도 거의 15년에서 20년 근무한 직원들입니다. 직원들이 현장 실습 경험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전문가적인 입장도 있고, 하나라도 생각을 해야 하는데 농가들이 왜 힘든지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수장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본인들 일은 계속해야 하니, 한돈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을 해야 합니다.

 

강원도가 버티려면 무엇을 해주어야 합니까?

 

꼭 꼬집어서 뭐를 해주어야 하느냐 하면 막막합니다. 국가 방역은 양돈농가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합니다. 지난 3월이 ASF 양성 멧돼지를 통제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고 계속 주장했지만, 아무것도 된 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광역 울타리 밖에서 ASF 양성 멧돼지가 발견됩니다. 충청권까지 퍼졌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ASF로 농가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잘못한 사람은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부는 오로지 방역상 문제가 양돈농가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붙이고, 강원도 양돈농가는 방역정책으로 농장 운영이 힘들었지만 2년 동안 버텼습니다. 또다시 돼지를 막고 분뇨를 막는다면 우리는 버틸 수 없습니다. 정부는 강원도 돼지 50만 두 전체를 수매해주고 양돈이 가능한 안전한 지역에서 새롭게 양돈을 할 수 있도록 이전해 주면 해결될 일입니다.

 

이것을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 농가를 말려 죽이지 말고, 방역 대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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