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ASF 약독화 백신 후보주에 대해 '생물안전 3등급(BL3, Biosafety Level 3)'뿐만 아니라 한 단계 낮은 '생물안전 2등급(BL2)' 시설에서 연구용 취급을 공식적으로 허용해 주목됩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20일 감염력이 약화된 ASF 바이러스 균주에 대해 앞으로 1년간 허가받은 자에 한해 BL3 또는 BL2 시설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균주는 'ASFV-G-Δ9GL/ΔUK'와 'ASFV-G-ΔI177LΔLVR', 두 가지입니다.
이번 조치는 기존에는 육지와 떨어진 '플럼섬 동물질병센터(PIADC)'의 BL3 시설에서만 가능했던 백신 후보주 연구를, 미국 본토 중앙에 위치한 캔자스주 맨해튼 BL2 실험실에서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백신 후보주의 본토 운송과 일반시설 연구 활용을 허용한 점이 의미가 있습니다. BL3 시설의 경우 공기 정화·음압 유지 시스템 등 최첨단 특수 장비 등 유지·관리만으로도 매월 수억 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됩니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결정은 향후 실제 백신 생산 규제 완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즉, 기존의 고위험 BL3 시설뿐 아니라, 일반백신 생산 수준인 BL2 시설에서도 ASF 백신 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SF 연구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이번 결정으로 ASF 백신 상용화가 현실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ASFV-G-ΔI177LΔLVR'은 현재 코미팜이 환경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농림축산검역본부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ASF 백신으로 개발 중인 후보주입니다. 지금까지 5차례 병원성 복귀 시험에서 모두 안전 기준을 충족했으며, 임신모돈과 육성돈을 대상으로 한 경구백신 및 근육주사 방식 시험에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었습니다. 이들 연구는 모두 BL3 시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필리핀에서 대규모 농장 임상 시험이 진행 중입니다(관련 기사).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