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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수의양돈포럼] 돼지 식육에서 검출되는 이물에 대한 분석 사례 보고

강상철 팀장, 수의학 박사 / (주) 옵티팜

본 원고는 지난 4월 27일 한국양돈수의사회 주최 '2017 수의양돈포럼'에서 발표되었습니다. 



♦ 개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간하는 2016년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를 보면 1970년대 이후부터 국내 돼지 사육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4년에는 1,000만 두를 초과하였으며, 최근 육류 섭취량의 증가 추세와 더불어 양돈은 대한민국 농업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적 발전은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부합하고 매년 증가하는 수입 축산물에 대하여 경쟁력을 갖춘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식육 생산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생산된 식육에 대한 최종 소비자의 목소리는 무엇보다 양돈 산업 발전에 있어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소비자 계층에서 제기되는 식육 관련 문제점들은 생산자 뿐 아니라 양돈전문 수의사들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 문제에 대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진단 기관에 종사하면서 접한 사례들 중에서 가공 후 판매된 식육에 대한 이물 검사 사례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의뢰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실험실적 분석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하여 정확히 문제를 규명하고 일반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본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 임상보고

 1) 사례 
국내 일반 식당 혹은 마트에서 구이용으로 판매된 돼지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기생충으로 의심되는 이물이 확인되어 판매처에서 컴플레인이 접수된 사례로 이물에 대한 규명을 위하여 ㈜옵티팜 평가센터에 병성감정 의뢰되었다. 의뢰된 가검물은 대개 불에 익혀진 형태로 단면에 대한 육안적인 검사 후 10% 중성완충포르말린 용액에 고정하였다. 고정이 완료된 장기는 일반적인 조직처리 방법에 따라 hematoxylin and eosin (H&E) 염색을 수행하여 광학현미경으로 검경하였다.


육안적으로 이물은 선충류(nematoda)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었으며, 고기를 구워 자르는 과정에서 대개 고기 내부에 박혀 있는 것처럼 관찰되는 특징이 있었다(그림 1, 좌). 의뢰된 가검물에 대한 단면 절개 시, 이물은 주로 근육 사이 지방조직 내 위치하고 있으며 이물에 의한 변화(발적, 경결감, 결절 형성 등)는 관찰되지 않았다(그림 1, 우). 



의뢰된 가검물에 대한 병리조직학적 검사 결과, 이물은 육안 검사와 동일하게 대부분 근육 사이의 지방조직 내 존재하고 있었고 3개의 두꺼운 조직층으로 구분되며 중심에 내강이 형성되어 있었다. 조직학적으로 이러한 선형 구조물의 중간층은 탄력섬유와 평활근이 촘촘하게 배열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내강 쪽 가장자리에는 긴 핵을 가지고 세포질이 희박한 혈관내피세포(vascular endothelial cell)와 같은 얇은 세포층이 관찰되기도 하였다(그림 2). 

구조물 중심의 내강에는 붉은색의 적혈구 무리가 관찰되었고 외부로 노출된 부위에서는 이러한 적혈구의 형태가 소실되어 있기도 하였다. 이물로 추정되는 선형 구조물 주변 조직에는 이물에 의한 면역학적 혹은 염증성 반응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2) 진단
조직학적으로 두터운 외막층 구조와 중간층 내 탄력섬유와 평활근의 층상배열, 내강 쪽 핵이 두드러진 얇은 세포의 배열 특징과 내강에서 관찰된 적혈구로 미루어 보아 근육에서 관찰된 이물은 비정상적인 이물이 아닌 근육 내 존재하는 대형의 동맥 혈관으로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이번 사례와 같이 육안적으로 쉽게 관찰되는 대형 기생충 감염에서는 침입한 조직의 손상과 이에 따른 염증성 변화가 동반되는데 의뢰된 사례에서는 감염에 의한 병리조직학적 변화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으므로 감염에 의한 병변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3) 사례에 대한 고찰
횡문근은 수많은 근섬유(muscle fiber)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근섬유가 모여 근다발(muscle bundle)이 된다. 근다발은 아교섬유로 이루어진 근다발막(perimysium)으로 둘러싸이며, 근다발 사이로 주행하는 혈관과 신경은 근다발막이 지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이용 삼겹살이나 목살 등은 조직학적으로 횡문근에 해당하며 이러한 구이용 고기에는 골격근 조직 뿐 아니라 지방조직과 같은 결합조직, 피부, 혈관, 신경 등이 혼재되어 있다. 

의뢰 사례에서 관찰된 기생충 추정 이물은 근육 조직 내 정상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근육형 동맥 혈관으로 확인되었다. 혈관은 분포에 따라 크기와 두께가 서로 다양하다. 목살과 인접한 부위에서는 심장으로부터 두부로 가는 경동맥(carotid artery)이 있는데, 뇌로 들어가는 혈관인 만큼 기능적인 중요도도 높고 크기도 큰 편에 속한다. 이러한 대형 혈관은 가열을 통해 더욱 불투명하게 변하고 수축될 수 있으므로 육안적으로 마치 기생충과 같은 형태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일반적으로 선충류의 외벽은 무색의 반투명한 각피로 되어 있고 그 안에 근육층이 배열되어 있다. 내강에는 생명유지나 번식에 필요한 식도나 장과 같은 소화기계통과 생식기계 장기 등이 관찰된다. 의뢰된 가검물에서는 이러한 기생충의 특징에 해당하는 구조가 관찰되지 않았다. 아울러 기생충 감염에서는 감염 부위의 손상과 이로 인한 호산구(eosinophil) 침윤을 특징으로 하는 염증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양돈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도축검사에서 관찰되는 ‘milk spot’으로 이는 돼지회충(Ascaris suum)의 유충이 간 조직에 이행하면서 발생한 만성 염증성 병변이다. 본 사례에서 관찰된 크기 정도의 기생충이 만일 근육 내에 이행하여 감염되었다면, 이행 부위의 조직 손상을 동반하였을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한 호산구성 염증 소견도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 근육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기생충으로 선모충(Trichinella spiralis)이 있다. 선모충의 체장은 수컷이 약 1.4~1.6 mm, 암컷이 약 3~4 mm 정도로 성충은 소장에 기생하나 유충은 횡문근에 기생한다. 가축에서는 일반적으로 임상증상이 경미하거나 잘 나타나지 않으며, 사람에서는 중감염의 경우에 장염과 유충의 근육 침입에 의한 근염, 발열, 호산구의 증가,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육안적으로 돈육 검사에서 크기가 작은 회백색 반점이 근육에서 관찰되면 유충의 감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해당 부위를 대상으로 유충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 검토
사회적으로 육체와 정신의 조화로운 결합을 추구하는 웰빙 생활 방식이 중요한 삶의 추구 방향으로 대두되면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점점 증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해당 사례와 같은 문제는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식육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양돈 농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확하고 과학적인 규명 절차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차후 유사 사례 발생 시 컴플레인에 대한 신속한 대책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요약
식용으로 판매된 돼지고기에서 기생충으로 의심되는 이물이 확인되어 이에 대한 조직학적 검사 결과, 근육 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대형 동맥 혈관으로 확인되었다. 가열 과정에서 조직의 변성 및 수축에 의한 형태학적 변화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선충류의 모양과 흡사하여 오인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일반 소비자들의 식육에 대한 불안감 해소 및 안전한 먹거리의 확보 차원에서 앞으로도 의심되는 사례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이 요구된다. 

♦ 참고문헌
 1) 강종구 외. 수의조직학. 1998. 정문각.
 2) 농림축산식품부. 농립축산식품 주요통계. 2016. 
 3) 한국수의기생충학교수협의회(김현철 외 역). 수의기생충학. 2005. 농경애니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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