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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덴마크 후보돈 입식 사양관리 실천기

경북 종돈 GGP, 이정수 관리부장

                                                ▷경북종돈 GGP, 이 정수 관리부장(www.kbpggp.co.kr  031-663-5369)



경북종돈은 4월에 덴마크에서 귀중한 종돈을 들였다. 종돈의 수입 절차를 알아보니 덴마크에서도 계류하고, 질병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통과되면 종돈들은 비행기를 타고 12~13시간을 날라와 인천의 계류장에서 또 2주를 계류한다. 

계류하는 과정에서 검역검사 과정이 끝나고 인천에서 농장까지 2~3시간 차를 타고 드디어 농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한달 이상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고 농장에 비로서 입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농장에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반드시 풀어주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입식 후 사양관리는 어떻게 할까 궁금하여 자료를 찾아 보았다.



덴마크에서 구입을 하였으니 덴마크의 사양관리를 따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던브레드 1주차 사양관리를 토대로 실천해 보았다. 


입식, 첫째날
종돈을 우리 농장에 들여온 시간이 금요일 오후 1시였다. 암 수 구분하고, 크기별로 맞추니 한시간 정도 걸렸다. 오후 2시에 전해질을 급여하기로 했다. 음수 투약기가 따로 설치 안되어 있고, 간혹 물탱크에 약품을 넣으면 니플 막힘 현상이 일어날지 모르니 약제 선택을 잘 해야 한다. 그냥 '내 몸에 가까운 물, 포카리스웨트'를 사서 1.5L를 두 마리에게 나누어 먹게 하였다. 그러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후 6시에 한마리 당 한번씩 사료 한 움큼을 바닥에다 주었다. 사료를 주면서 또 포카리스웨트를 주었다. 


둘째날
일과를 시작하기 전 후보돈부터 들여다 보았다. '음 잘 있군!' 


둘째날도 첫째날처럼 사료 750g을 네 번에 나누어 주었다. 포카리스웨트도 주었다. 쪽쪽쪽 소리를 내면서 포카리스웨트 맛을 알아버렸다. 농장이 한가한 토요일이라 새로 입식한 후보돈 지제는 괜찮은지, 사료를 안 먹었던 놈이 있는지, 똥도 잘 싸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관찰하였다.


셋째날 
오늘은 사료 1kg을 4번에 걸쳐 급여하고 포카리스웨트도 주었다. 사료도 어제와 같이 바닥에다 주었다. 이제 나만 보면 환장한다. 사료 달라고, 포카리스웨트 달라고 난리를 친다. 돼지에게 포카리스웨트를 주면서 나도 쪼금 먹었다. 일요일 후보돈 관찰과 관리를 집중적으로 하였다.

넷째날
사료 1.3kg을 4번에 걸쳐 사료 급여하고 전해질 제제로 사용하는 포카리스웨트를 사료 급이대에 부어 주었다. ‘자 여기가 이제 사료 나올 곳이다’라는 것을 인식하라고 받아져 있는 물에 포카리를 넣어 주었다. 역시나 잘 먹고 응가도 잘 하고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다.

다섯째날
본격적인 일과 전에 바닥에다 사료를 한 웅큼씩 바닥에 주고 사료 급이기에도 또 한 웅큼씩 주었다. 오늘은 전해질을 안 주었다. 뭔가 허전하다. 돼지에게는 포카리스웨트를 얻어 먹은 것이 참 쏠쏠했을 것이다. 

이제 돼지들이 나에게 장난을 친다. 깨물어 보기도 하고 문질러 보기도 하고… 좋은 현상이다. 며칠 있으면 백신을 해야 하는데 우리 친하게 지내자 오후 1시에 사료 통에 사료를 주고 자율 급여를 하였다. 엄청 먹고 배꼴이가 엄청 나온다. 응가도 많이 나오고… 이놈들 몸에다 이제 똥을 간혹 뭍힌다. 계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여섯째날 
내가 와도 신경도 안쓴다. 똥을 치우려 돈방 안에 들어와도 보는 둥 마는 둥이다. 서운하다. 이상없이 적응해 나가는 것이 다행이다. 내일은 백신을 들어간다.
 

이번 돼지 입식 과정에서 위와 같이 덴마크 입식 사양관리를 시도해 보면서 직접 몸으로 알아가고 좀더 보완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들을 보강해 나간다면, 앞으로 무리 없이 돼지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동물복지를 실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거 10년 전에 사료 영업을 하는 친구가 거래 농장에서 종돈이 필요하다며 내게 문의를 해 열 마리 정도를 실어다 주었다. 친구의 부탁이니 한번 볼 꺼 '보고 또 보고' 좋은 걸로 고르는 등 온갖 신경을 썼다. 트럭에서 돼지들이 내리자마자 내내 좁은 공간에서 있었던 터라, 돼지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다. 

잠깐 놔 두었다가 주위의 사료 포대로 살짝 살짝 몰고 가려 하는데 농장장이라는 사람이 돼지가 말을 안듣는다며 어디서 삽자루를 구해와 후드려 팰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종돈 값을 받은 상태였지만, 농장장을 진정시키고 어찌저찌 돼지를 돈사로 넣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후보돈은 농장의 미래인데, 소중하게 다루지 못하는 거 보니 저 농장 사양관리가 안봐도 비디오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어떻게 그 농장은 잘 경영하고 있을까? 그저 '지금은 바뀌었을 것이고, 주위에 이러한 농장이 없을 것이다' 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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