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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기고] 야나두! 농장 동물복지 새롭게 보기

허재승 이사(한국엘랑코동물약품 신사업ꞏ전략개발부, jaesung.heo@elancoah.com)

['야나두'는 '야! 나도'라는 의미입니다. 인터넷 교육 기업 이름이며, 10분이면 누구나 영어를 할 수 있다고 홍보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근 야나두는 비슷한 개념으로 다른 곳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기고글은 '월간양돈 8월호'에도 게재되었으며 저자의 동의 하에 싣습니다. - 돼지와사람]

 

 

동물복지를 이야기할 때 동물보호단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공장형 축산과 어둡고 음습해 보이는 돈사 내부 모습이다. 이는 '공장형'이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인 의미를 끌어와서 현대적 시설의 돈사라는 것이 보다 많은 돈육을 생산하고자 돼지에 대한 생물학적 배려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동물착취' 환경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다.

 

한편, 야생(wild life)에서는 여러가지 동물과 식물이 다양하게 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며 열대 우림이나 아마존 밀림과 같은 이미지가 가장 이상적인 자연으로 영화나 사진에서 묘사되어 왔다. 하지만, 논과 밭과 같은 농촌의 소박하고 서정적인 풍경도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생각한다. 인류가 곡물(예를 들어, 쌀)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 하나의 곡물을 키워내는 환경(예를 들어, 논)을 애써서 조성했고, 이처럼 사람의 노력으로 만든 목가적인 풍경도 열대우림처럼 조화롭고 평화로운 자연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농업을 보다 제한된 공간에서 더욱 집약적으로 키우는 것을 소위 '스마트팜'이라고 한다. 이러한 스마트팜은 물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며, 외부 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새로운 시대의 산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대적인 축산환경처럼 보다 제한된 공간에서 더욱 집약적으로 가축을 키우는 것은 소위 '공장형 축산'이라고 일컬어진다. 이러한 공장형 축산은 물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단위 면적당 생산성을 최대한 높이며 외부 오염으로부터 안전하지만 동물복지 관점에서 퇴출되어야 하는 구태로 치부된다.

 

 

그렇다면, 돼지가 진흙목욕을 할 수 있고 주둥이로 땅을 헤집고 구멍을 팔 수 있는 외부 자연환경과 이른바 공장형 축사라고 일컬어지는 현대화 돈사를 비교 평가함으로써 어떤 환경이 돼지와 사람에게 이로운지를 살펴봄으로써 혹시 공장형 축사라는 환경을 재평가할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

 

돼지 사육환경 비교 평가

 

2020년도에 돼지의 사육환경과 관련한 매우 인상적인 논문이 발표되었다. 이는 기존 수백 편의 논문을 근거로 돼지의 사육환경을 ▶기존 현대화 돈사 ▶동물복지형 깔집을 제공 돈사 ▶동물복지형 야외개방 돈사로 나누어서 이에 대한 장단점을 여러 각도에서 재평가한 논문이다.

 

(1) 동물복지 관점에서 사육환경 장단점 평가

 

 

동물복지 관점에서 사육환경 평가는 복지형 깔짚돈사 > 현대화 돈사 > 복지형 외부돈사 순이다. 당연하면서도 재미있는 부분은 동물복지형 야외개방 돈사보다 기존 현대화 돈사가 외부 스트레스와 공포뿐만 아니라 배고픔, 목마름과 같은 동물복지와 관련한 항목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점이다.

 

(2) 방역 관점에서 사육환경 장단점 평가

 

 

방역에서 사육환경 평가는 현대화 돈사 > 복지형 깔짚돈사 > 복지형 외부돈사 순이다. 직관적인 이해와 동일한 것처럼 외부오염과 접촉이 낮은 기존 현대화 돈사가 방역에 가장 유리하다. 따라서, 구제역 발생 시 동물원에서 감염 가능한 우제류 동물(돼지/소)을 내부 우리에 넣어서 감염 및 접촉을 최소화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조치이다.

 

(3) 동물건강 관점에서 장단점 평가

 

 

동물건강 관점에서 사육환경 평가는 우열을 명확하게 얘기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만, 포유자돈의 압사가 동물복지형 돈사에서 자주 관찰되는데 이는 국내 동물복지 농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언급되어 온 부분이므로, 향후 동물복지형 돈사 도입 시에 이 부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해야 하겠다.

 

또한, 야외에서 진흙 목욕을 할 수 있는 복지형 야외돈사보다 현대화 돈사에서 피부질환이나 내외부 기생충 질병을 방어하기 좋다고 평가한 부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면서도 새롭게 시사하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야외에서 모기에 뜯기는 것보다 방충망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휴식도 잠도 편안할 것이다. 진흙 목욕은 돼지가 외부 기생충을 줄이기 위해 본능처럼 각인된 생리적 행동이지만 외부기생충과 만나지 않는 환경 자체가 돼지에게 더욱 편안한 환경이다.

 

(4) 돈육 위생측면에서의 장단점 평가

 

 

돈육위생 측면에서 사육환경 평가는 현대화 돈사 > 복지형 깔짚돈사 > 복지형 외부돈사 순이다. 안전한 돈육은 돈육을 구매하는 일반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러므로 외부 접촉이 최소화되는 현대화 돈사는 농업에서의 스마트 팜과 마찬가지로 식중독이나 기생충성 질병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사육환경이라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동물복지형 깔짚 또는 외부돈사에서는 돈육 위생 측면에서 관리가 어렵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이 부분에 대한 위해도가 커지지 않도록 많은 부분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동물복지 사양관리

 

동물복지 사양관리는 불필요하게 아프거나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 돼지 키우기 방법이며, 기존의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이어야만 지속 가능하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복지에서 언급하는 불필요한 고통에는 단미, 절치, 거세 등이다. 이와 같은 고통을 줄이는 방법으로 동물복지에서는 3R(전환 Replacement, 축소 Reduction, 개선 Refinement)을 제시한다. 부연하면, 송곳니 끝부분을 조금만 갈아내는 것은 기존 절치법에 대한 개선적 전환(Replacement)이며, 면역적 거세도 기존 외과적 거세를 전환(Replacement)하는 방법이다. 모돈의 건강이나 꼬리물기 방지가 가능한 경우에 한해서 단미와 절치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불필요한 고통을 축소(Reduction)하는 동물복지 사양관리 방법이며, 외과적 거세 시 진정 및 마취를 함으로써 고통을 줄이는 방법(Refinement)을 통해서 어쩔 수 없는 사양관리가 덜 고통스럽게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이처럼 동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사양관리뿐만 아니라 생산성 유지를 위해서도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질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실행하고 질병 발생 시에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 발간한 '동물복지 돼지사육 시스템(Animal Welfare and Pig Production System)에서는 동물건강 관리(Animal health management)'에 대해서 다음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수의사와 협의하여 질병과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방역, 백신과 같은 질병 예방 및 질병 발생 시 치료 방법에 대해서 정리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모돈별 산자수, 이유체중, 이유 후 폐사율 등 농장의 생산성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가 기록 및 관리되어야 한다. 특히, 사양관리자 책임자는 사료나 물의 섭취량 또는 체중의 감소와 같은 신체적 상태와 같은 징후와 질병과 연관된 정상적이지 않은 돼지의 외모(결막염, 지저분한 항문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수의사의 조언을 토대로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필자가 ‘한국형 동물복지 사양관리(바로보기)’에서 언급한 '농장동물 세밀하게 관찰하기와 적극적인 치료하기'를 조금 길게 늘여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데, 동물복지를 위한 사양관리는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관리방법(3R)과 질병의 예방과 신속한 치료를 목표에 두어야 하며 이를 충실이 이행하면 농장 생산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농장 일선에서의 동물복지 사양관리는 농장동물 건강관리라고 인식하고 접근하였으면 한다.  

 

부가적으로, 해열/진통/소염제는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권장드린다. PRRS와 같은 전신성 바이러스 질병이 발생했을 때에도 진통제를 투여하면 돼지의 사료섭취가 개선됨으로써 질병 기간이 줄어들며, 관절염으로 인해 절뚝거리는 돼지에게도 진통제를 투여하면 대조군보다 사료를 더 자주 먹고 보다 신속하게 회복한다.

 

 

동물복지 새롭게 보기를 마무리하며

 

생각한다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의 경험이나 부지불식간에 학습된 내용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흘려보내는 일들도 많다. 하지만,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정말 당연한지에 대해서 되물을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이후 돈사에 대한 현대화 사업이 지속적으로 실시됨으로써 기존 및 신축 돈사에 대한 환경적인 개선이 크게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현대화한 돈사는 동물복지형 돈사에 비해 종합적으로 나쁘지 않은 환경을 돼지에게 제공하며, 질병을 예방하거나 안전한 돈육 생산한다는 관점에서는 우위를 보일 수 있는 환경일 수 있다는 것을 설명을 드렸다. 

 

이에 추가해서, 동물복지를 위한 정말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동물 관리자의 복지가 크게 희생되어야 한다면 이는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예를 들어, 2030년으로 예정된 모돈 군사 사육은 모돈에 대한 임신진단이 어렵고 관련 작업자가 부상을 입을 수 있으며 임신 모돈에 대한 질병 확인이나 직접적인 치료가 제한되기 때문에 동물복지를 위한 올바른 정책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새롭게 본다는 것은 기존에 하던 활동을 평가해서 재정립하는 것이다. 동물복지 사양관리라는 것은 돼지가 조금 덜 고통받고 보다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새롭게 보는 과정이다. 일전에도 지속적으로 강조했듯이 ‘피그시그널’과 같은 사양관리 책자를 다시 보고 새롭게 보기를 권장한다. 이는 돼지의 생리와 본성을 보다 깊게 관찰하고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이해가 깊어지면 돼지에 가해질 수 있는 불필요한 고통과 질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곧 돼지에 대한 동물복지 사양관리이다.

 

 

참고문헌

  • Smart farming / thenewecologist.com, danthermgroup.com
  • Animal Welfare / FarmulaOne 2007
  • Pig Farming in Alternative Systems: Strengths and Challenges in Terms of Animal Welfare, Biosecurity, Animal Health and Pork Safety / Agriculture 2020, 10(7), 261)
  • Animal Welfare and Pig Production System / OI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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