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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양돈 베테랑조차 임신돈 군사를 포기하나?

농식품부 바람이나 이론처럼 쉽지 않아...관리자 교육과 관련 매뉴얼 개발 시급 필요

최근 모 지역의 나름 베테랑이라 불리는 한 양돈인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임신돈 군사 사육을 잠정 접기로 하였습니다.

 

 

그는 "매번 임신돈 합사때마다 10% 정도의 돼지가 다치거나 그룹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나오는데 계산해보니 연간 1억 원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다"라며 "다시 원래 스톨을 설치하는데 추가 1억 원의 비용이 들더라도 모돈이나 관리자를 생각할 때 모돈 군사를 포기하기로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 농장과 같이 2030년부터 의무화되는 임신돈 군사를 선제적으로 시도했다가 포기하고 스톨을 다시 설치하는 농장들이 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계획이나 바람처럼 그리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돈 군사가 어려운 이유는 모돈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모돈은 제한 급이를 하면서 먹이에 대한 접근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지제 사고나 투쟁으로 인해 다치거나 그룹에서 탈락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런 상황을 적절하게 컨트롤하는 방법이 마땅히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보통 10~30%까지 모돈이 사고로 탈락하게 됩니다.

 

또한, 모돈 관리의 핵심은 '개체 관리'인데 군사를 하는 경우 개체 관리가 어렵습니다. 임신에 실패한 모돈은 차치하고, 당장 아프거나 불편한 상태의 돼지를 찾기란 여간 쉽지가 않습니다. 

 

농장 관리자의 고충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돈이 합사하는 날 관리자의 신경은 곤두섭니다. 싸움하는 돼지를 발견하고, 이를 뜯어말리고 분리하는 과정에서 관리자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합니다. 

 

 

한별팜텍의 김동욱 원장은 "개인적으로 돼지를 생각하면 모돈 군사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미국의 경우 모돈 군사의 장·단점을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테스트 한 결과 소비자는 모돈 군사의 단점을 알아도 모돈 군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었다. 길게 보면 양돈농가는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을 따라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모돈 군사의 보완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은 "2013년부터 모돈 군사를 실시하고 있는 유럽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 국내 양돈농가들에 각자 고생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정부에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제시해 주어야 한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모돈 군사의 성패는 유능하고 꼼꼼한 관리자에게 달려 있다고 하는데 관리자의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성공적으로 모돈 군사를 하고 있는 농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과정이고,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행복한 농장'의 김문조 대표는 "생산자 단체 한돈협회는 스톨 사육 금지로 인한 현장의 실태 파악을 체계적으로 해 두어야 한다"라며 "한돈협회 차원에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지역의 생산 농가들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리고 정부는 법으로 규제를 할 경우 과학적 근거를 가진 매뉴얼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모돈 군사는 미국의 경우 자국의 양돈 산업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제적으로 도입했고, 4만 불이 넘는 일부 선진국에서 15~20%정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선진국의 양돈에 대한 환상을 가지면 안된다"라며 "생산자들은 반스톨을 이용하고, 개량통에 먹이를 주고, 사육 면적을 넓혀주는 등 생산자 스스로 양보해야 모돈 군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관련해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돈 군사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라며 "축산과학원에서는 지제 사고에 대한 연구사업을 들어갈 예정이고, (농가의 요구대로) 앞으로 모돈 군사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관련 기사).  

 

정부는 지난 '19년 12월 31일 '축산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개정 공포하면서 농장동물 복지 개선을 위해 임신돈을 사육하는 돼지 사육업의 경우 군사 공간을 확보하도록 돼지 사육시설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신규 농장의 경우 교배 후 6주가 경과한 임신돈에 대해서는 스톨사육을 금지하고 군사공간에서 사육해야 합니다. 기존 허가 농장에 대해서는 10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했습니다. 앞으로 모든 농가에 적용되는 2030년까지는 이제 9년 남았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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