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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기획연재] 유기농 동물복지 양돈으로 차별화하다

네덜란드 동물복지 경험으로부터 배우다(5)-네덜란드의 유기농 양돈 농장, '니쉬케스 에르프'
아산나눔재단 아산프론티어아카데미 모소리팀 김현지(동물권행동 카라 사무처장)

 

‘니쉬케스 에르프’는 네덜란드의 유기농 양돈 농장이다. 네덜란드 동물복지 인증제인 베터레벤 인증으로는 별 3개를 보유한 곳이기도 하다.

 

모돈 40마리 사육에 포유 중인 아기돼지 100마리, 육성돈 350마리 등 총 490마리로 약 500마리 규모의 소농에 속한다.  

 

 

모소리 프로젝트 팀은 지난 9월 17일 니쉬케스 에르프를 방문하여 농장을 견학하고 농장주인 니쉬케와 궁금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니쉬케스 에르프 농장은 전원주택과 자연이 어우러진 아담한 느낌의 헤이노 마을에 위치해 있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때 그 어떤 축사의 냄새도 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농장이라는 신호를 준 건 다름 아닌 '돼지'들이었다. 외부 방목장에 있던 십여 마리 돼지들이 마침 도로와 가까운 울타리 근처 쪽으로 나와 있었다. 낮은 울타리 뒤로 펼쳐진 방목장이 너무 커서 저 멀리 실내공간이 작게 보일 정도였다. 자연 속의 흙바닥이었다.

 

 

코 앞에서 활기차게 움직이는 돼지들의 귀여운 엉덩이 위로 동그랗게 한 바퀴 말아 올리고도 여유 있게 남아있는 꼬리가 눈에 들어왔다. 네덜란드 유기 양돈에서 꼬리 자르기를 하지 않는다지만 농장에서 꼬리가 온전한 돼지를 만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과거 니쉬케의 시부모님이 양돈 농장을 운영했고 니쉬케가 가업을 이어받았다. 이곳은 원래 유기농 양돈 농장이 아니었다. 돼지 사육 규모도 2배 이상이었다. 모돈 250마리, 비육돈 750마리 등 1천 마리 이상 규모로 돼지를 사육하던 농장은 2012년 500마리 미만의 유기 양돈으로 전환했다.

 

더 많은 돼지 사육으로 규모를 늘릴 것이냐,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냐. 기로에 선 니쉬케는 관행 축산으로 규모를 늘리기보다 유기농 전환을 선택했다.

 

 

니쉬케는 ”소득은 전보다 좀 줄었지만 유지가 가능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유기농 돼지고기의 가격은 일반 돼지고기 가격의 2배이지만 공급이 일정하고 소비시장도 이미 형성되어 있어서 판로의 불확실성 없이 가격이 매우 안정적이다.

 

반면 일반 돼지고기의 경우 가격 경쟁의 심화 속에 더 많은 수의 돼지를 사육하지 않으면 수지를 맞추기 어려웠다고 한다. 니쉬케가 유기농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1천 마리보다 훨씬 더 많은 돼지를 관행 축산으로 사육해야 했을 것이다.

 

유기농 양돈 농장으로 전환한 이후 돼지들은 건강하고 튼튼해졌다. 지출이 증가했지만 건강한 돼지는 많은 새끼들을 낳았고 태어난 새끼들도 쉽게 죽지 않았다. 전염병도 없었다. 이것이 농장의 경영에 도움이 됐다.

 

일손이 모자라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단다. 니쉬케스 에르프 농장에서는 농장주 니쉬케와 직원 1인이 농장의 돼지들을 돌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직원의 역할이었다. 니쉬케의 집은 지역사회에서 어린이집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돼지 사육을 돕는 1인이 5-6명의 아이들도 함께 돌본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니 농장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았다.

 

 

니쉬케는 엄마돼지와 아기돼지들이 함께 있는 곳부터 보여줬다. 분만돈사는 바깥과 통하는 외실과 안쪽의 내실로 구분되어 있었고 내실에는 바닥 깔짚이 두텁게 깔려 있었다. 돼지들은 내실과 외실을 자유롭게 오갔다.

 

니쉬케스 에르프에서 엄마돼지와 아기돼지는 7~8주를 포유기간으로 함께 지낸다. 한국의 3~4주보다 길었다. 각 분만돈사마다 주령이 다른 새끼들이 내실에서 빼꼼히 밖을 내다보다 호기심에 외실로 발을 내디뎠다. 

 

분만돈사의 맞은편에는 임신돈사가 있었다. 두꺼운 깔짚 위에 임신돈들이 여기저기 누워 있는 모습이 놀라웠다. 좌우로 몸도 돌릴 수 없는 스톨이 쭉 연결된 한국 임신돈사의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공용 외실 및 공용 외실로 통하는 길이 있었으며 개체 식별에 따른 자동급이기가 사용되고 있었다. 모돈은 이렇게 약 4~5년 정도 7~9회 출산한다고 했다. 

 

폭염 폐사가 빈번한 한국 양돈의 현실이 안타까워 니쉬케에게 물어보니 더위 때문에 돼지가 죽은 적은 없다고 했다. 기후가 다르니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니쉬케스 에르프의 돈사는 기본적으로 개방형인 데다 지붕은 식물이 자라는 '그린 루프'로 열을 줄여주고 있었다. 

 

 

육성돈사의 경우도 연령대별 합사를 바탕으로 밖으로 통하는 외실과 내실을 자유롭게 오가는 형태였다. 내실에는 바닥깔짚이 깔려 있다. 장난감도 보였다. 간혹 싸움이 있을 때 공격하는 개체를 격리하면세 나아진다고 했다.

 

니쉬케는 모소리 팀에게 농장의 육가공실도 소개해줬다. 돼지는 다른 곳에서 도축되지만 일부 고기를 받아오거나 직접 가공하여 판매하기도 한단다. 이러한 제품은 니쉬케스 에르프라는 농장의 이름으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 양돈 동물복지, 한국이 묻고, 유럽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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