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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히프라

욜란다 박사, "ASF, 예방이 훨씬 쉽고 경제적...백신은 5년 내"

5일 도드람대전센터 '스페인 ASF 전문가 욜란다 박사 초청 세미나

지난 5일 도드람대전센터에서 한국히프라(지사장 김명휘)의 초청으로 스페인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전문가인 욜란다 박사가 방한하여 한국양돈산업 관계자들과 만났습니다. 욜란다 박사는 25년 동안 ASF바이러스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개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세미나는 먼저 ▶유럽 및 아시아에서의 ASF 상황을 둘러보고, ▶과거 스페인에서 ASF를 박멸한 사례를 소개한 후 끝으로 ▶ASF 백신 개발 연구 등의 발표로 진행되었습니다. 

 

욜란다 박사는 한국의 경우 가까운 중국으로부터 ASF바이러스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데 순화된 바이러스가 들어올 경우 이를 인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미발생국가와 마찬가지로 폐사한 야생멧돼지를 발견한 경우 100% 모니터링 실시와 함께 당장 남은음식물(잔반)의 돼지급여를 금지할 것 등을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스페인 사례와 마찬가지로 ASF 예방과 청정화 노력에 있어 우리나라 정부와 생산자, 수의사 등 산업 구성원의 협력을 강조하고 또한 막연한 대응에 앞서 ASF 전문가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신은 5년 내에 개발이 될 것이라고 희망섞인 말도 전했습니다. 

 

 

다음은 욜란다 박사 세미나에서의 질의 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Q1) ASF 바이러스 감염시 사육돼지에 치사율이 100%인가? 그리고 야생돼지는 ASF바이러스에 저항성이 있는가?

 

ASF 바이러스는 매우 병원성이 강한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경우 거의 100%에 가깝게 돼지의 폐사를 유발 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매우 똑똑한 생명체이다.

 

만약에 숙주인 돼지가 모두 죽게 된다면 더 이상 ASF 바이러스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ASF 발생이 지속되는 경우, 자연적으로 ASF 바이러스는 순화과정을 거치게 되고 폐사율이 감소하게 된다.

 

ASF 바이러스가 토착화된 지역에서는 이와 같이 병원성이 약화된 순화주가 발견되어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순화된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는 죽지않고 회복하여 지속감염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순화주가 발생하게 되면, 감염여부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ASF 방역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야생돼지도 ASF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폐사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폐사한 야생돼지에 대해 ASF 검사를 100% 실시한다. 아프리카에 사는 야생돼지는 ASF에 저항성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장기간 ASF 바이러스가 순환하면서 일부 순화주가 발생하거나 면역관용으로 잠재감염이 되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Q2) 스페인은 ASF 발생으로부터 청정화까지 30년이 걸렸다. 한국에 ASF가 발생된다면 청정화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나?

 

청정화는 생산자, 방역당국, 수의사와 같이 양돈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협력과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기간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한 의지가 있다면 절대 스페인과 같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스페인의 ASF 발생은 방목사육하는 흑돼지에서 시작되었고, 방목 농가가 많아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ASF 발생하기 시작한 1960년대 당시에는 진단기술이나 ASF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했다. 지금은 쉽게 사용하는 PCR도 80년대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청정화 작업을 계획해서 실시한 시기에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진단방법은 ELISA였다.

 

ELISA를 실시해 항체양성인 농장은 살처분을 실시하고, 새로운 발생농장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수의사들로 팀을 구성해 임상증상이 관찰될 경우 보고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PCR 기술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여부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ASF 발생이후 청정화에 대한 강한의지만 갖는다면, 스페인처럼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3) ASF에 대한 신속한 진단이 중요하다면 진단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가?

 

ASF에 대한 PCR, ELISA, 신속진단 키트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미 상용화된 키트가 다양하게 시판되어 있다. 이러한 키트들은 이미 EU에서 검증과정을 거쳐 진단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ASF 바이러스가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연구팀만해도 25년 이상 ASF만을 연구해왔다. 이미 매우 우수한 성능의 진단키트들이 시판되어 있기 때문에, 뒤늦게 진단기술 개발에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단센터간의 기술교류와 교육을 통해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은 필요하다. 스페인에서도 청정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각 지방정부의 진단센터 담당자들을 모아 ELISA 검사관련 실무교육을 실시했다.

 

Q4) 스페인이 ASF 청정화에 성공한 주된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스페인이 ASF 청정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생산자, 정부, 연구소, 수의사 모두의 협력과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단과 살처분 외에도 시설개선을 위한 노력도 같이 이뤄졌다.

 

정부의 주도로 농장의 시설과 방역수준을 높이기 위한 시설개선 사업이 수행되었다. 정부는 농가에 저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주었으며, 이를 통해 1985년부터 1995년 약 10년간 2,175호의 농가가 현대식 사육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생산자에게 ASF 청정화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살처분 과정에서 농가에 보상금을 즉시 지급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페인의 기내식으로부터 전파된 이탈리아의 사르디아 섬의 경우, 적절한 살처분 보상을 하지 않아 농가에서 감염여부를 숨기는 사례가 많았다. 그 결과 사르디아 섬은 현재까지도 ASF가 토착화되어 발생하고 있다. 반면 농가에 충분한 보상을 하고 정부와의 신뢰가 구축한 스페인은 청정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Q4) 기내식 잔반급여로 인한 이탈리아 사르디아 섬 전파사례를 언급하셨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거 스페인에 ASF가 상재하고 있을 때 비행기 기내식으로 1등석에 하몽(생햄)이 제공된 적이 있었고, 이 기내식의 잔반을 급여한 이탈리아 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ASF 바이러스는 가열되지 않은 돈육에 몇 개월 동안 감염력을 갖고 살아있을 수 있다. 이처럼 잔반급여는 ASF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국경 검역을 강화해 ASF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국가로부터 축산물 반입을 철저히 막고, 잔반급여와 같이 불법적인 행위를 근절하도록 교육과 관리가 절실하다. 

 

한국에서 잔반급여가 불법이 아니라면 당장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Q5) 한국에 처음 ASF가 발생하면 폐사율이 어느정도 나타날까?

 

폐사율은 ASF 바이러스주의 병원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만약, 한국에 ASF가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중국으로부터 들어올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ASF 바이러스가 장기간 순환하면서, 병원성이 일부 약화된 순화주가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순화주가 한국에 유입된다면, 생각보다 낮을 치사율이 관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된다.

 

Q6) 그렇다면 현재 중국을 ASF 토착화 (Endemic) 상태로 볼 수 있을까?

 

중국의 발생규모와 보고되는 상황을 볼 때 강독형의 ASF 바이러스와 자연순화된 ASF 바이러스가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경우 감염개체 진단에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컨트롤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초 보고가 작년 8월이므로, 토착화되었다고 지금 당장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Q7) 진드기가 ASF의 감염원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위험성은 얼마나 될까?

 

진드기(Ornithodoris erraticus)는 ASF 바이러스의 주요 매개체로 작용할 수 있다. 스페인에서도 1963년에 ASF의 매개체가 되는 진드기가 최초 보고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진드기는 박멸이 쉽지 않아 재입식 이후 재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국으로서 다행인 점은 해당 진드기 종은 더운 지역에만 활동한다는 점이다. ASF 문제가 심각한 폴란드에서도 해당 진드기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보고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Q8) 한국의 ASF 대응 SOP는 FMD와 유사한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살처분시 매몰을 선택하는데 충분한 방법인가?

 

바이러스 자체만 놓고 본다면 ASF와 FMD는 유사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방역의 절차적인 부분을 놓고 본다면 충분히 유사한 SOP를 적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ASF 감염개체의 살처분시 바이러스의 완전한 사멸을 위해서 소각을 이용하였다. 한국의 상황에서 소각을 적용하기 어렵고 매몰을 택해야 한다면, 충분한 사후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매몰지 주변으로 설치류의 접근을 막아야 하며,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멸되어 환경에 검출이 되지 않는 것을 체계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Q9) 야생돼지의 개체수 감소가 필요한가? 야생돼지에 ASF 백신을 적용하는 것은 어떤가?

 

유럽에서도 국경지역이나 발생지역 주변에 전문 사냥꾼을 고용하여 야생돼지 개체수를 줄이고 있다. 생태계 파괴와 관련하여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엄청난 경제규모의 양돈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한국에서 야생돼지에 대한 우려를 갖는 것을 이해하지만, 아직 ASF가 발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개체수 감소를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스페인에서도 ASF 자연순화주를 야생돼지에서 적용하려 했으나 실패한 사례가 있다. 자연순화주는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병원성을 약간 낮춘 것이지 백신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 특히 이러한 자연순화주를 생백신으로 적용하면,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여 ASF 근절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 배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야생돼지 먹이백신용 서브유닛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먹이 백신을 먹은 야생돼지를 구분하기 위해, 백신을 먹은 돼지의 모발색상이 변하게 하는 기술도 적용할 예정이다.

 

 

Q10) ASF 백신은 언제쯤 상용화가 가능할까?

 

최근 자연순화된 ASF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만들어 판매하려는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자연적으로 순화된 ASF 바이러스주는 여러가지가 보고되고 있고, 백신으로 적용시 폐사를 막을 수 있으나 심각한 부작용을 갖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순화주는 강독형 야외주와 함께 농장내 순환하면서 ASF 컨트롤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특히 이러한 순화주를 중국에 판매하려고 시도하는 기업들이 있는데, 만약 중국에서 이 순화주를 사용할 경우 ASF 상황은 더욱 혼란스럽게 돌아갈 것이다. 백신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연구와 검증과정을 통해서 개발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 연구팀을 비롯한 몇몇 연구팀들이 최신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ASF 백신주 후보군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목표로 하는 백신은 일부 유전자를 삭제하고 삽입하여,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고 감별가능한 백신(DIVA; 백신 접종과 야외감염을 구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이미 본인 연구팀에서도 수년동안 여러가지 후보군을 실험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해답에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캔자스주립대를 포함한 20개 이상의 연구팀과 ASF 백신개발 공동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 중에는 히프라(HIPRA)와 같은 백신 제조업체도 참여하여, ASF 백신의 생산공정 개발과 산업화 그리고 제품등록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5년내 충분한 데이터로 검증된 백신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인은 ASF를 연구한지 30년이 넘었고 ASF 연구팀을 구성해 끌고 온지 25년이 되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보기에 ASF는 새로운 질병일 수 있으나, 유럽에서는 지금까지 나처럼 오랜기간 연구하고 노력해온 과학자들이 존재한다.

 

앞으로 ASF에 대한 막연히 접근할 것이 아니라,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듣고 생산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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