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생한 구제역에 대한 정부의 역학조사 최종 결과가 나왔습니다. 

해당 구제역은 지난해 5월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청주 소재 한우농장 8곳과 염소농장 1곳, 증평 소재 한우농장 2곳 등 모두 11곳에서 발생했습니다. 바이러스 조사 결과 몽골·동남아 유행 바이러스와 유사한 O/ME-SA/Ind2001e 유전형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전국적인 예방접종과 이동제한이 실시되었고, 최초 발생 37일 만인 6월 16일 0시에 상황이 모두 해제되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지난 12월 그동안의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3년 구제역 역학조사 분석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검역본부는 먼저 청주의 2차 발생농장을 최초 발생농장인 '원발농장'으로 추정했습니다. 신고일자, 감염 소 임상증상, 동거 소에 대한 항원 및 NSP 항체검사 결과 등을 근거했습니다. 이후 농가 간 접촉, 출입차량과 사람(인공수정사, 분뇨처러, 사료운반 등)을 통해 다른 농장으로 전파되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백신접종과 차단방역이 소홀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청주 2차 발생농장을 시작으로 1차 농장 전파(수의사 진료) 및 3차, 4차, 5차, 7차 농장 전파(동일 생활권: 300m 이내)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증평에 있는 6차 농장으로의 전파는 인공수정(청주 거주)을 의심했습니다. 6차 농장에서 8차와 9차(증평) 농장으로의 전파는 각각 백신접종과 분뇨처리를 통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2차 농장에서 10차와 11차 농장으로의 전파는 사료차량을 매개체로 지목했습니다. 

가장 궁금한 구제역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경로는 '불법으로 반입한 축산물'이 가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청주·증평 인접 7개 시군에 있는 외국식료품 판매업소 30개소를 점검한 결과 실제 불법 축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청주·증평 축산업 외국인 근로자 고용 현황 조사 결과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청주 북이면(33명)과 증평 도안면(23명)에 가장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축산관계자 등 해외여행, 수입 건초, 야생동물, 선박·항공기 내 남은 음식물, 수입 농기계 등에 의한 유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끝으로 보고서는 권고사항으로 백신 접종 관리를 위한 공수의 활용 확대 방안과 질병 발생 시 조기 신고 유도 방안을 마련한 것을 주문했습니다. 전자는 5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의 경우 모니터링 검사를 통한 백신 접종 독려가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 나왔습니다. 후자는 시군별 최초 신고 농장이 아닌 경우에도 조기 신고 농장의 경우 살처분 보상금 인센티브 등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농장에서 상주해 취사할 수 없도록 숙소를 농장 외부에 둘 것도 주문했습니다. 불법 축산물에 대한 위험과 차단방역 등에 교육 강화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번 '2023년 구제역 역학조사 분석보고서'는 검역본부 홈페이지(바로보기)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