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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퀸] 축산현장에서의 유전자교정생물체 (Genome Edited Organism, GEO) 연구·개발의 필요성

발라드동물병원 고상억 원장

[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6년 1월호'의 일부입니다.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서론
우리나라 축산업은 생산비 상승, 질병 확산, 수입육 증가 등으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사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 설사병, PRRS 등은 축산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며,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의 오남용 문제로 이어져 소비자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러 질병 가운데서도 한돈산업(돼지 사육 농가) 현장에서 PRRS(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는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대표 질병으로 꼽힌다. 국내 한돈농가 역시 생산성 저하와 높은 폐사율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전자교정생물체(GEO) 기술은 질병 저항성 개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개발할 수 있는 혁신적 대안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번 발제는 PRRS 저항성 돼지(CD163 유전자 교정) 개발 사례를 중심으로, GEO 기술이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한국형 종돈의 세계화, 항생제 사용 절감, 식품 안전성 강화(One Health)에 기여하는 과학적 기전과 함께, 현행 국내 규제 체계의 한계 및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행 국내 규제 체계는 GEO를 기존 GMO(Genome Modified Organism, 유전자변형생물체)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어, 기술 발전 속도와 산업 현장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발의된 개정안은 ‘외래 유전자가 도입되지 않은 유전자교정체(GEO)는 GMO와 구분해 관리한다’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미국·영국 등 주요 국가가 이미 비삽입형 GEO를 독립 규제 대상으로 운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

 

본론: 한돈산업을 기반으로

 

1. PRRS 피해 현황과 GEO 기술의 필요성
PRRS 바이러스는 자돈 폐사, 모돈 번식장애, 성장 지연 등 돼지 사육 단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실제로 국내 한돈농가의 생산 기록에 따르면 PRRS 음성 농가는 MSY(market/sow/year, 연간 모돈 두당 출하두수) 30.8두를 기록하는 반면, PRRS 양성 농가는 MSY 22.4두 수준에 머물러 20% 이상의 생산성 격차가 발생한다. 이는 농가 소득과 국가 한돈산업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PRRS가 감염되어지면 이처럼 피해가 막대한 만큼, PRRS 질병 저항성 돼지 개발은 이미 세계적으로 돼지 질병에 대한 대응 연구개발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GEO 기술은 특정 유전자만 정밀하게 교정하여 질병 저항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번식·사양 관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2. 해외 GEO 기술 동향과 국제 규제 비교
일본, 호주,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비삽입형 GEO(외래 유전자가 없는 유전자교정체)를 GMO와 분리해 관리하고 있다. 이는 GEO가 기존 GMO에 비해 생물학적·환경적 위험도가 낮다는 국제적 공감대를 반영한 조치다. 이미 세계 농업기구(FAO)도 GEO 유래 식품이 기존 식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식물 분야에서는 GEO가 이미 글로벌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동물 분야에서도 빠르게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산업화 속도가 빠른 사례로 기후 저항성 소, 질병 저항성 돼지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영국의 Genus PIC사는 돼지 CD163 유전자를 교정해 PRRS 저항성 돼지를 개발했으며, 2023년 미국 FDA로부터 세계 최초로 GEO 기반 가축의 상업화 승인을 취득했다. 이후 브라질, 멕시코,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에서도 동일 계통의 PRRS 저항성 돼지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GEO기법으로 개량하는 것이 이미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우리나라가 현행 GMO 규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축산 분야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GEO 연구·산업화에서 매우 뒤처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3. GEO 도입 시 기대되는 산업적·사회적 효과
한돈산업에서 PRRS 질병 저항성 돼지를 생산 현장에 도입하면 폐사율/유산율 감소, 번식 성적 증가 및 사료 효율 증가 등으로 농가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은 명확하다. 또한 PRRS바이러스 감염률 감소는 2차 감염에 따른 항생제 사용량까지 줄일 수 있어 약품비 절감은 물론 항생제 내성 리스크를 완화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사육 기간 중 질병 감염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육질 개선과 식품 안전성 향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신뢰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농장에서의 항생제 사용량 감소는 사람·동물·환경을 아우르는 One Health 실현이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긍정적인 도움이 된다.

 

4. GEO의 국가 전략적 가치
GEO 기술은 미래 축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반기술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PRRS 내성 돼지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한국형 종돈 수출 기반을 확보하여 식량안보 강화와 바이오 수출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GMO와 GEO의 구분을 명확히 함으로써 연구개발, 투자, 행정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이 높아지고,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통해 산업 육성과 기술 수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5.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
돼지 생산 단계 기준으로 원종돈으로부터 식탁에 오르는 돼지고기까지 이어지려면 최소 4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새로운 종돈(GEO 연구를 통한 신품종의 질병 저항성 돼지)을 개발한다고 가정한다면 상업적 규모의 돈군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려면, 아무리 시간을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약 10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미 앞선 연구를 진행한 선도 국가들이 상업화 단계에 도달한 만큼, 국내에서도 규제 정비와 연구·생산 기반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시급하다. 특히 종돈(씨돼지)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GEO 기반 종돈 상용화 체계를 완성한 상태여서, 국내 기술이 뒤처질 경우 국내 종돈 시장이 해외 기업에 종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종돈(종자)의 생산 기반은 결코 쉽게 유지할 수 없으며, 한 번 시장을 잃으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시장이다. 종돈은 국가의 매우 중요한 자원인 만큼, 국가 차원의 명확한 로드맵과 지원 정책은 국제 경쟁 속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 조치다.

 


결론
현재 우리나라 축산업은 악성 질병의 지속적 발생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농가 수익 구조가 약화되고, 국제 경쟁력 또한 떨어지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한돈산업에서 PRRS는 생산성 향상의 큰 걸림돌로, 생산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GEO 기술을 통한 PRRS 질병 저항성 돼지 개발은 농가 생산성 향상과 국내 종돈산업의 독립성 확보, 나아가 국가 축산업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GEO 규제 체계가 빠르게 정비되고 개발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또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GEO 기술은 단순한 농업기술을 넘어 미래 식량안보와 바이오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국가 전략 자산임을 꼭 강조하고 싶다. 한돈 생산 농가는 GEO 연구를 바탕으로 질병 저항성 돼지가 보급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하고 있다. GEO 기술의 전략적 도입과 제도적 뒷받침은 우리나라 한돈(돼지)산업은 물론 축산업 전반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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