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콘텐츠는 다비육종의 기술정보지 '다비퀸 2025년 11월호'의 일부입니다. 다비육종의 허락 하에 게재합니다. -돼지와사람]
1. 환절기부터 겨울철까지 늘어나는 호흡기 질병 -"숨쉬기 어려운 계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고, 돈사 내부 환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호흡기 질병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온도가 더 내려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 외부의 찬 공기를 막기 위해 환기를 줄이게 되고 그 결과로 축사 안의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습도가 함께 높아진다.
특히 마이코플라즈마 폐렴(Mycoplasma hyopneumoniae)과 흉막폐렴(Actinobacilus pleur- opneumoniae)은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는 환절기부터 겨울 초입 시기에 급격히 늘어나 한겨울까지 이어지는 대표적인 호흡기 질병이다. 낮은 환기량으로 인하여 공기 중 습도가 80% 이상이 되면 각종 상재 세균과 마이코플라즈마가 더 오래 살아남고, 결로가 생기면서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진다.
반대로, 난방기나 보온등 주변 공기는 온도는 높지만 상대습도가 낮아 비강과 기관의 점막이 건조해지고, 섬모운동이 약해진다. 이로 인하여 결국 호흡기 방어선이 무너져 병원체가 쉽게 침입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환절기와 겨울철의 돈사는 한쪽은 결로로 젖고, 다른 한쪽은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다." 이러한 이중 환경이 호흡기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된다.
겨울철에 환기량을 줄여도 왜 돈사가 건조해질까?
겨울철 외부 공기의 상대습도는 대략 50% 전후로 측정된다. 이 공기가 따뜻한 돈사 내부로 들어오면 순식간에 건조한 공기로 변한다. 그 이유는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의 절대량(포화수증기량)이 온도가 올라갈수록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공기를 하나의 컵으로 비유해보면 이해가 쉽다. 찬 공기일수록 컵의 크기가 작고, 따뜻할수록 컵이 커진다. 예를 들어, 겨울 외기(0℃, 상대습도 50%)는 작은 컵에 물이 절반정도 찬 상태다. 그런데 이 공기가 돈사 내부(20℃) 로 들어오면, 컵의 크기는 두 배 이상 커지지만 물의 양은 그대로다. 즉, 컵은 커졌는데 물은 그대로니, 상대습도는 50% → 약13%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이렇게 내부 공기가 마르면 돼지의 비강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호흡기 방어능력이 약화되어 호흡기 질병의 위험이 커진다.
예방의 핵심- '습도'와 '환기'의 균형 잡기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사 내 환경을 상대습도 60~70%, 암모니아 15 ppm 이하, 이산화탄소 3,000 ppm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이라도 환기팬을 완전히 멈추면 안되며, 최저환기를 휀가동력의 20~25%로 가동해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이때 환기팬 날개 손상-흡입구 막힘 등으로 실제 풍량은 설정 대비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으며, 오래된 휀의 경우에는 최저환기를 낮게 설정하면 오히려 바람이 밀려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경우는 최저환기를 역류가 없는 수준으로 조절하거나, 휀 교체를 통해서 환기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건조한 돈사에 가습을 해주어야 한다. 아기를 키우는 사람들도 겨울철이 되면 가습기를 필수로 사용한다. 면역력이 낮은 아이들이 난방으로 인해 건조해진 환경에서 지내다보면 호흡기질병에 걸리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돼지도 가습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동력분무기를 이용하여 돈사 내부에 분무소독을 해서 가습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공기 중의 먼지감소와 미생물의 부하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자동 안개분무시설을 이용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습도를 관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한가지 선행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 돈사 내에 온습도계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농장들을 방문하다 보면 온도센서는 있지만 습도계가 돈방별로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오래전에 설치한 습도계가 관리가 안되어 망가지거나, 고장으로 습도계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돼지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가지고 평가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백신 접종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신 접종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우리 농장에 잘 맞는 백신을 선택해야 한다. 흉막폐렴의 경우 환기관리를 이용해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지만, 요즘에는 백신도 잘나와서 육성비육사에 매년 호흡기 문제가 발생하는 농장의 경우에는 백신접종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2. 겨울철 대표 소화기 질병- 'PED 유입 차단'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2013~2014년, 국내 양돈농장의 절반 이상에서 PED가 확인되었으며, 대부분이 겨울철과 초봄에 집중되었다는 분석이 있다.(대한수의학회지, Song et al, J Vet Sci, 2015)
질병관리본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KAHIS 통계에 따르면, 연중 PED 신고의 약 70% 이상이 11월~3월에 발생하며, 여름철에는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 이는 낮은 온도에서 PED 바이러스의 환경 내 생존기간이 길어지고, 농장 내 환기 저하, 소독 효율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험적으로 PED 바이러스는 4℃에서 4주 이상 감염성을 유지하며, 동결 상태(-20℃)에서는 수개월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 (Song et a.l., J Vet Sci, 2017)
이러한 특성 때문에 겨울철에는 차량, 사료포대, 신발 및 장비 표면 등에 부착된 바이러스가 장기간 전파 가능 상태로 남게 된다. PED가 발생하면 포유자돈의 폐사율은 80~100%에 이르며, 모돈의 일시적 유즙감소와 재발정 지연, 이유자돈의 성장저하가 동반된다. 농장 전체 생산성 하락뿐 아니라, 전체 모돈군의 회복에 2~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다. (이 등, Korean J Vet Serv, 2018)
그러므로 겨울철은 단순히 '추운 날씨'라는 일반적 인식보다는 기온과 환기조건·바이러스 생존성·농장 내부 환경이 결합된 고위험 기간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춘 차단방역과 초동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겨울철 차단방역 강화 방안
벌써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 지금 시설적인 개선을 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방역시설 개선은 장기적인 계획으로 하나씩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PED 차단은 거창한 설비보다, 일상적 절차의 반복이 핵심이다. 아래는 실제 현장에서 즉시 점검 가능한 항목들이다. 이런 세심한 노력으로 이번 겨울을 질병유입 없이 무사히 보낼수 있기를 바란다. PED는 '추워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와서 생기는 병'이다.
3. 마무리
추위가 심해질수록 우리는 환기를 줄이고, 소독을 미루며, 방역 절차를 생략하기 쉽다. 하지만 바로 그 시기가 병원체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다. 세심하게 환기와 습도를 관리하고, 차단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결국, 겨울철 질병의 대응력은 환경·방역의 '꾸준함'에서 결정된다. 세심한 관리가 곧 가장 강력한 백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