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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심보감(11) 작은 아이디어가 다른 결과를 만든다] 배기구의 문제점과 개선

(주)카길애그리퓨리나 이일석 이사 (leeilsuk@hanmail.net)

“보감(寶鑑)은 귀한 거울이라는 의미이다. 돈심보감(豚心寶鑑)은 돼지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처럼 농가들이 새로운 눈으로 돼지를 살피고 스스로 되돌아보게 해 주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018 평창올림픽이 엊그제 개막되었다. 개막식에서는 1,218대에 달하는 드론을 쏘아 올려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스펙타클한 첨단 기술로 장관을 연출한 데 이어 부상으로 무려 7번이나 수술대에 오르는 역경을 이겨내고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첫 금메달을 따낸 인간 승리의 임효준 선수, 경기 중 넘어지는 실수를 하고도 올림픽 신기록이라는 전화위복 대역전의 드라마를 보여준 여자 3,000m 쇼트트랙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흥분과 감동을 전해 준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각본도 없고, 편집도 없는 리얼한 기적의 드라마를 보며, 소설책보다도 가슴 뭉클한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울고 웃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길 권한다.

그렇다고 해서 돼지를 돌보는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트랙 안에서 선수들이 넘어지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듯이 우리도 역시 각자의 트랙 안에서 최선을 다할 때가 아름다운 법이다.

이번 돈심보감 편에서는 양돈 농장에서 기계적인 환기 장치에 의존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설비 상의 문제를 좀 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짚어보고 그 해결 방법을 알아보겠다. 혹시 내 농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는 아닌지 점검해 보도록 하자.



1. 겨울철에 빈번해지는 환기 부족의 원인

지난 1월 말에는 강추위로 인해 농장의 수도관이 동파되고 돼지들이 물을 먹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농장도 있었다. 최근 2개월간 천안지역에서의 일일 최소 최대 기온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아래 그래프를 참고하자.



이러한 급작스런 일기 변화가 빈번한 우리나라에서 시설이 취약하거나 운영 미숙으로 인해 동절기에 피해를 입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특히 환기 실패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것은 시설 환경의 다른 관리 요소들과 연결이 되어 그 복잡성을 더한다.

추운 동절기에 많은 농가들은 호흡기 발생을 우려하여 환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빈번해 지는데 기계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관리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최소 환기 수준도 보장이 안 되는 극심한 환기 부족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래에 그와 관련하여 필자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2008년 겨울 어느 날, 한 농장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인큐베이터 자돈들이 사료를 안 먹고 잘 올라오지 않는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로 '갓난돼지 제품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사료를 반품해 달라는 것이다.



농장에 도착하여 이유자돈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본 필자는 일반적으로 사람이 들어갔을 때 움직이는 돼지들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활력이 없이 다소 처져있는 자돈들은 열이 있거나 기침, 안검 등의 일반적인 질병 증상을 보이지는 않고 있었다.

필자는 인큐베이터 내부의 습도가 높고 그로 인하여 벽면에 하얗게 곰팡이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환기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환기휀 콘트롤러의 설정 상황을 살펴 보았다. 콘트롤러의 기능이나 설정 면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 환기휀의 가동 상태를 점검한 결과 플랩이 닫혀서 원하는 수준의 환기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동절기의 강추위와 인큐베이터 내부의 수분이 먼지와 함께 찌들고 응결되어 환기휀의 플랩이 서로 달라 붙어버려서 전혀 열리지 않는 상태였다.





필자는 일단 동절기에 사용할 일이 별로 없어 보이는 다소 큰 배기휀은 동시에 가동되지 않도록 2차 휀으로만 설정해 놓고 인큐베이터 하단의 피트 배기용 소형 휀만으로 환기를 하도록 설정해 두었다.

대신 문제의 원인이 된 배기휀의 플랩은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휀이 살살 돌아도 닫히지 않도록 임시방편으로 나뭇가지를 꺾어서 조치해 두었다.



지금 봐도 참 엉성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인큐베이터의 자돈들은 그 뒤로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사료섭취량이 금방 정상화되었고 문제 없이 잘 클 수 있었다.

위와 같은 사례는 일반적인 농장에서 동절기에 흔히 나타나는 문제 중 하나다. 또한 겨울철 북서풍이 강한 우리나라의 동절기 기후 특성에서 기인하는 문제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돈심보감 1편과 2편에서 언급된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플랩 형태의 구조물은 외기의 변화에 따라 강한 맞바람이 돈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외기 변화나 기계적 문제로 인해 환기가 불가능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즉, 플랩은 사실상 정상적인 환기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는 셈이다.



최근 신축돈사들은 많은 돈을 들여 견고하게 잘 지었다고는 하지만 정작 돼지에게 가장 중요한 산소를 적절히 공급하는 환기 문제에 있어서는 예전과 다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설계를 해 놓은 경우를 흔히 발견하게 된다.

사소한 배기구 하나만 보더라도 사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에 대해서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설치하는 농장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이다.

그러다 보니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환기휀이 살살 돌거나, 맞바람이 불거나, 수증기와 먼지가 범벅이 되어 찌들고 얼게 되면 플랩이 열리지 않아서 환기가 안 되는 멍텅구리 상태가 되는 것이다.



2.굴뚝 배기휀에서 보이지 않는 문제

벽면 배기 방식의 환기에서 생기는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고 배기구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계절에 따른 융통적인 환기 조절을 위하여 굴뚝 배기 형태의 환기를 선호하는 농장들이 있다.
그러나 벽면 배기 방식에서 플랩이 일으키는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굴뚝 배기 형태에서도 냉기가 돈방으로 하강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플랩이 설치된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굴뚝 배기 위주로 환기를 하고 있었던 모 농장에서 육성비육사를 점검하면서 환기가 꽤 불량하다는 느낌이 들어 환기 콘트롤러를 확인해 본 결과 30%가 가동되는 것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보아 설치되어 있는 굴뚝휀의 크기와 개수, 그리고 축사 공간 등을 고려할 때 뭔가 이상하다는 판단이 들었고 돈방 내부로 들어가 굴뚝휀의 가동 상태를 하나 하나 점검하였다.



결국 해당 농장의 굴뚝 배기휀은 콘트롤러의 디스플레이에서 보이는 것과는 달리 날개 회전이 거의 안되고 있었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휀이 많이 노후 되고 날개와 모터에 먼지가 잔뜩 끼어 가동이 매우 불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휀의 콘트롤러는 30% 돌고 있는 것처럼 표시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휀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었고 서로 따로 놀고 있었던 셈이다.

눈에 쉽게 보이는 벽면휀 조차도 의도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는지 그렇지 않은지 구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한 일인데 가까이 가서 내부를 올려다 보지 않으면  휀의 가동 여부를 알 수 없는 굴뚝휀의 경우에는 환기휀 콘트롤러가 표시해 주는 숫자만 보고 판단하면 문제가 있더라도 원인을 찾기 힘들고 문제 해결도 할 수 없게 된다.



이처럼 환기휀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산소 부족으로 인하여 위 사진에서 보이는 돼지들처럼 섭취량이 떨어지고 심한 성장 정체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게 되면 문제는 결국 해결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필히 본인 농장의 모든 환기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노후된 휀은 교체하거나 모터와 날개의 먼지를 제거하여 환기 효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3.배기휀의 플랩이 지닌 문제점 보완

일반적으로 환기휀의 환기 효율을 떨어뜨리는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는 플랩은 겨울철에 열 손실을 크게 일으키는 문제도 갖고 있다.
동절기에 사용되지 않는 대형휀의 플랩은 그대로 방치할 경우 돈사의 온도를 떨어뜨려 사료효율을 나쁘게 하고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며 저환기로 인해 돼지의 성장 정체를 키우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아래 사진에서 보면 대형 배기휀의 플랩에 축사 내부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고드름이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축사의 열(돈)이 불필요하게 빠져 나가고 있는지는 문제가 생기고 나서 심각성을 누군가 알려주어야 깨닫게 되기도 하고 사후약방문 조치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농장의 경우 겨울철에 강한 북서풍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지형을 고려하여 축사를 건축하였고 배기구의 경우 계절에 따라 일부 또는 전체 플랩을 제거해 주어 환기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주고 외기 온도가 낮아지면서 사용하지 않는 대형 배기구는 스티로폼으로 꼼꼼히 막아 불필요한 열 손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배기구의 플랩을 떼어 내서 청소를 해주고 다시 부착함으로써 먼지와 습기가 찌들어서 플랩이 잘 열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일년 365일 내내 전혀 손을 대지 않고 동일한 방식으로 플랩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부분의 농장과 비교하면 매우 섬세하고 기본을 잘 준수하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위 농장은 해마다 MSY 26두 이상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이미 언급한 바 있듯이 아래 사진과 같이 배기휀의 후드가 하늘을 향하도록 설치해 주면 외부의 바람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보완 조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맞바람이 불더라도 돈사의 벽을 타고 발생하는 강한 상승 기류에 의해 배기구가 큰 저항을 받고 환기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게 된다.



그렇다면 배기구의 설치 형태로 가장 적합한 방식은 무엇일까?
필자가 추천하는 배기구는 바로 아래와 같은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위 2장의 사진을 보면 일반적으로 배기휀이 돈사 내부 방향에 설치되고 나서 플랩이 돈사 외부 방향에 설치되는 형태와는 정 반대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돈사 외부에는 배기휀이 맞바람에 영향 받지 않도록 해 주는 배기 후드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은 얼핏 보면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플랩이 열리는 방식이 환기휀의 양압에 의한 것이 아닌 음압에 의한 방식이며 이것은 상당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

내부에 플랩을 설치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방식에 비하여 먼지가 찌들어서 플랩이 잘 열리지 않는 문제도 줄어들게 되고 그로 인하여 배기휀이 살살 돌 때 플랩의 저항으로 인해 생기는 환기량의 급감 현상이 훨씬 덜 나타나 상시 원활한 배기가 가능하다.



똑 같은 돈을 들여서 시설을 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더 생각을 하고 머리를 쓴다면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 단순한 배기구 설치 문제 하나에도 다양한 아이디어가 숨어 있고 아직 이 글에서 언급되지 못한 디테일한 운영의 노하우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성적이 낮은 것이 유럽보다 외부적인 환경이 나빠서 그런 것이라고, 당연하다는 식으로 당당하게 힘주어 말할 필요는 없다. 농가들의 시설 환경에 대한 투자는 과거에 비하여 몰라보게 증가되고 단열 수준도 높아졌지만 정작 노하우가 부족하여 시설의 설치와 운영 방식은 과거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보니 환경 문제를 쉽사리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돼지를 잘 키우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는 고민하고 캐낼수록 끊임없이 나온다.
그러므로 늘 귀를 막지 말고 겸손하게 배우며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열심히 실천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PSY 35두, MSY 30두는 그냥 허황된 꿈이 아닐 수도 있다.

우수한 환경과 건강한 돼지들 동영상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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