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멧돼지 차단 울타리 경계 너머에서 ASF 양성멧돼지가 또다시 확인되어 인근 지역 확산 우려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폐사한지 두 달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어 정부의 울타리 관리뿐만 아니라 폐사체 수색에도 허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이번 양성멧돼지는 지난 29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산자락에서 정부 수색단에 의해 백골화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31일 검사 결과 ASF 양성으로 확인되어 역대 양성 멧돼지 '1007번'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해당 발견지점은 정부가 확산 차단의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광역울타리 경계 바깥 600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이에 따라 인근 강원도 홍천과 경기도 양평으로의 추가 확산 가능성이 자연스레 제기됩니다. 홍천과 양평은 아직 ASF 멧돼지가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이들 지역은 발견지점과 불과 10~20km 거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확산 우려를 더욱 높여주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바로 '폐사 발견시점'입니다.
환경부 산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따르면 해당 멧돼지는 30개월령으로 폐사한 지 60일이 경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폐사체를 발견한 것이 지난 29일이니 실제 폐사한 것은 두 달 전인 11월 말의 일입니다. 정부가 설치한 광역울타리를 넘은 것은 적어도 그 이전이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우리 정부는 두 달 이상이 지나서야 감염 멧돼지가 광역울타리를 넘어선 사실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ASF 인근 지역 확산 여부는 향후 정부의 역학조사와 양성 멧돼지 수색 결과를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정부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발견지점을 중심으로 추가 울타리를 설치하고 주변 지역에 대한 폐사체 수색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ASF 야생멧돼지 발견건수가 1월 96건을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17건이 늘고, 동시에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또한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번식기가 끝나는 2월 멧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더욱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