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체육(식물성 고기)은 ‘환경을 생각한 미래의 먹거리’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표 주자인 비욘드미트가 2019년 상장 당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흐름은 그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환경에 좋다”는 명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실제 구매 순간에는 “가격이 합리적인가”, “맛과 만족도가 충분한가”, “건강에 더 좋은가, 최소한 나쁘지 않은가” 같은 질문이 더 앞섭니다. 대체육 시장이 힘을 잃는 이유를 특정 기업의 실책으로만 돌리기 어려운 배경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벽은 가격입니다. 경기 부담과 생활물가 상승 국면에서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고, 대체육은 ‘한 번쯤 경험해보는 제품’에서 ‘굳이 살 이유가 약한 선택지’로 밀려났습니다. 특히 고기는 식탁의 중심에 놓이는 ‘메인 단백질’인 만큼 가격 민감도가 높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기보다 비싼데, 비슷한 만족을 주는가”라는 판단이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고기보다 비싼데 왜 사야 하죠?”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구조입니다.
건강 이미지의 균열도 시장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대체육은 성장 초기 ‘환경’과 함께 ‘건강’이 강력한 동력이었지만, 고기 맛과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가공 공정과 성분이 늘어난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초가공식품(UPF) 논쟁까지 겹치며 “결국 가공·첨가물이 많은 식품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됐고, 건강 트렌드가 ‘저가공·클린 라벨’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대체육은 예전처럼 ‘건강한 선택’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게 됐습니다. 제품별 차이가 크고 분류 자체에도 논쟁이 존재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불안과 거리감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유통 환경 변화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판매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매장 진열 공간이 축소되고, 매대가 줄면 소비자가 제품을 접할 기회 자체가 줄어듭니다. 이 과정에서 “가끔 사던 소비자”가 먼저 이탈하는 악순환이 생기면서 카테고리 전반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식물성 대체육이 흔들리자 “배양육(세포배양육)은 진짜 고기이니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핵심은 결국 같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냐보다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가격이냐”, “안전하고 믿을 만하냐”, “정서적 거부감은 없느냐”가 관건입니다.
결국 대체육이 다시 주류 시장으로 들어서려면 ‘환경’이라는 명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비자들이 “왜 굳이 이 제품을 사야 하느냐" 물었을때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격 격차를 줄이고, 맛과 조리 편의성을 끌어올리며, 성분·영양에 대한 신뢰를 쌓는 ‘가치의 증명’이 대체육의 다음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