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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전염병 통제, 과학은 없고 정책만 있다

고병원성 AI, ASF 확산 속 살처분 중심으로 사실상 통제 전략 부재....과학을 바탕으로 한 정책 수립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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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산업에 고병원성 AI(HPAI)로 인한 피해가 확산·누적되고 있습니다. 연일 의심축 발생, 이윽고 확진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에서 첫 확진 이후 불과 한 달이 지나간 현재, 전북을 비롯해 경기, 충북, 충남, 전남, 경북 등 6개 도에서 29건의 양성농장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살처분된 농장과 가금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어느새 29호의 발생 농장을 포함해 모두 186호의 농장의 1천만 마리 가까운 닭과 오리, 메추리 등이 가금이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땅에 묻혔습니다. 

 

발생 건에 비교해 살처분 규모가 큰 이유는 'AI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방역당국이 발생농장 반경 3km 내 농장에 대해 무 자르듯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발생농장과의 역학 관계나 실제 이동거리, 발생지역의 지형적 특징, 농장의 방역상태, 현장 전문가의 의견 등은 검토 대상이 아닙니다. 원을 그리는 컴퍼스가 살처분 규모를 결정할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살처분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라 정책의 영역입니다. 가축전염병 확산 차단을 이유로 한다지만, 실제로는 발생건수를 줄이기 위해 살처분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축이 없으면 발생도 없다'는 암묵적인 공식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살처분 등 방역에 소요되는 비용은 나중의 문제입니다. 당장 농장에서의 추가 발생만 없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좀 많다 싶으면 나중에 농장의 도덕적 해이 사례를 찾아내 구실로 삼으면 됩니다.  

 

살처분 과정에서 그리고 이후 해당 농장이 겪게 될 고통과 피해는 방역당국에 있어 작은 문제입니다. 보상만 해주면 그만입니다. 생계유지와 재입식은 나중의 문제입니다.

 

사실상 발생 건수가 방역당국의 핵심 관리 대상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 ASF를 경험한 한돈산업 입장에서 낯선 광경이 아닙니다. ASF가 멧돼지를 통해 계속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고 한돈산업이 또다시 겪게 될 상황입니다. 

 

 

한돈산업이 지난해와 올해 ASF로 살처분·도태 처분을 당한 농장 수는 266호입니다(돼지 45만 마리)입니다. 지금까지 고병원성 AI로 인한 살처분 농가 186호보다도 많습니다. ASF 경우 시군 전체를 대상으로 살처분·도태한 결과입니다. 

 

전염병 통제는 과학이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전문가로 불리는 자가 지휘봉을 잡아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 청장은 의학 전문가로서 수년간 현장 경험이 있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는 이유입니다. 

 

 

가축전염병에서는 전문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행정 관료인 농식품부 장관만이 보일 뿐입니다. 가축전염병을 실제 다루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지자체 동물위생시험소는 진단기관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한, '가축방역심의회' 내 외부 전문가들은 익명 속에 숨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방역당국이 인용하는 이들 전문가의 의견이 실제인지 아니면 방역당국의 독단인지 여부는 확인도 어렵습니다. 이런 가운데 거점소독시설, 생석회 벨트, 항공방제 등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책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가축전염병의 상황은 갈수록 심각한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산업 현장 곳곳에서 나옵니다. 

 

 

한편 28일 전북 정읍과 경기 여주에서 고병원성 AI 추가 의심 사례가 접수되었습니다. 아울러 연천과 춘천에서 야생멧돼지 ASF 발생이 추가 확인되어 누적 900건을 기록했습니다. 춘천의 경우 역대 최남단 지점입니다. 민통선으로부터 38.7km 거리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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