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고글에 담긴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돼지와사람]
먼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으로 인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불안을 겪고 계신 양돈 농가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방역의 핵심 화두로 ‘사료를 통한 전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가 다양한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대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혈장단백질의 PCR 검사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비난의 화살을 사료로 돌리는 것은 과학적 실체와는 거리가 먼 조치입니다.
또한 20곳이 넘는 ASF 발병 농장의 역학조사 결과에서도 사료가 원인이라는 근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ASF 확산의 원인으로 국산 혈장단백질을 지목하면서 근거 없는 정보가 난무하여 시장을 모두 외국 회사에 내어주고 국내 사료업계는 고사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에 양돈 농가와 언론, 행정기관 관계자분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돕고자 PCR 검사의 결과가 갖는 실질적 의미와 발병 현장의 실상, 그리고 혈장 단백질 제조 공정의 바이러스 사멸 기전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1. 사료의 ‘ASF 유전자’ 검출(PCR 양성)이 곧 ‘감염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1월 25일 당진의 확진 발표 이전, 11월 20일과 21일 ASF 발병 돼지가 농가 검역을 뚫고 도축장에 입고되었고, 도축장 검역을 뚫고 도축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입된 혈액 원료는 저희의 최신식 ‘분무건조(Spray Drying)’ 공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고온 처리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물리적으로 파괴되어 수많은 유전자 조각((DNA 파절편)으로 나뉘며 99.9% 사멸되었습니다.
이 유전자 조각들은 ASF 바이러스의 흔적일 뿐, 생물학적 기능을 상실하여 감염력이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PCR 검사는 이 미세한 DNA 조각만 있어도 ‘양성’ 반응을 나타냅니다. 즉, 죽은 바이러스의 흔적을 보고 살아있다고 오해하는 셈입니다.
감염된 돼지가 도축 공정에 포함되었다면, 혈장 단백질과 지대 사료에서 ASF 유전자 조각이 검출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공포감을 가질 일이 결코 아닙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검역본부에서 ‘바이러스 활성도’ 검사를 하여 감염력 여부를 신속하게 판정(2주-4주 소요)하는 일입니다. 2월 19일에 검출된 혈장 단백질 시료는 3월 말 이전에 결과를 발표해야 합니다.
2. 한편 지금까지 ASF 발병 현장의 사료 관련 역학조사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첫째, 사료가 발병의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20곳이 넘는 발병 농장의 사료를 특정하여, 검역본부가 정밀 검사를 했음에도 ‘PCR 유전자’ 양성인 사료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발병 현장의 바로 옆에 먹던 사료가 있는데 한, 두 곳도 아니고 20곳이 넘는 곳에서 어떻게 한 건도 발견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둘째, 발병 농가들은 대부분 국산 혈장단백질이 아닌 외국산 혈장단백질로 만든 사료를 사용했습니다. 11월 20,21일 이틀 동안 생산된 혈장단백질에는 불타 죽은 ASF 바이러스의 뼈조각들이 즐비할 테니 당연히 ‘PCR 유전자’ 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발병 농가 모두에서 ‘PCR 유전자’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진실은 이렇습니다.실제 발병 농가들은 대부분 국산이 아닌 외국산 혈장단백질이 섞인 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사료회사들은 연구중심 회사와 생산중심 회사로 분업화되어 있습니다. 연구중심 회사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원료의 종류와 비율을 지정하여 생산중심 회사에 위탁생산을 의뢰하게 됩니다.위탁생산을 의뢰하는 회사가 국산 혈장단백질 또는 외국산 혈장단백질 업체를 지정하여 주면 생산회사는 그 지정대로 생산하여 납품하게 됩니다.국산 혈장단백질은 우량회사 3곳에만 납품하였으며 대부분의 연구중심 회사들에게는 납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연구중심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 농가에는 대부분 외국산 혈장단백질이 사용된 것입니다.
셋째, 발병하지 않은 농장 사료에서 ’PCR 유전자’가 검출된 홍성의 두 농장 돼지들은 왜 모두 건강했습니까?사료를 장기간 섭취했음에도 돼지들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은 사료 속 ‘PCR 유전자’가 무해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넷째, 적은 수로도 감염된다는 ASF 바이러스가 사료를 통해 퍼졌다면, 왜 수백, 수천 농가로 확산되지 않고 특정 지역에만 머물러 있을까요?
20곳이 넘는 발병 현장에 사료가 원인이라는 증거는 하나도 없고,더욱이 대부분 농가의 사료에 국산 혈장단백질이 사용되지도 않았는데단지 분무건조 과정에서 죽은 바이러스 조각인 ‘PCR유전자’가 나왔다는 이유로국산 혈장단백질만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3. 검역본부는 과학적 결론으로 신속하게 혼란을 해소해 주십시오.
검역본부에 ‘PCR 유전자’ 양성인 5개의 시료가 있습니다.
첫째 11월 20일과 21일, 바이오랩의 분무 건조 공정만 마치고 품질 검사를 위하여 대학교 사료분석실의 냉장고에 보관중이던 2개의 혈장단백질 샘플의 ‘바이러스 활성도 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비록 ‘3주 저장 공정’을 거치지 않았고, 대학 실험실의 냉장고에 보관하여 바이러스의 생존 조건에 유리하지만 실제 바이러스가 살아 있을 가능성은 기술적으로 0.1% 미만입니다.
둘째 발병하지 않은 농가의 지대사료에서 ‘PCR 양성’으로 확인된 3건의 시료는 여러 원료가 혼합되어 순수한 혈장단백질만의 바이러스 활성도 검사라고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바이러스가 살아 있을 가능성은 0.1%이하로 매우 낮습니다.
사료의 ‘PCR 유전자’ 검출에 대한 혼란과 공포가 너무 큽니다.사료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고사 직전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검역본부에서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바이러스 활성도 검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발표해 주십시오.
4. 바이오랩은 정부의 방역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왔습니다.
ASF 확산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이해하기에 역학조사에 모든 협조를 다 했습니다. 그 결과 ASF 발병 돼지가 도축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 당국의 권고에 따라 판매한 제품은 모두 회수하고 새로운 판매는 중단하였습니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묵묵히 따랐습니다. 직원 25명의 중소기업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진정 견딜 수 없는 것은 근거 없는 낙인 찍기입니다. 20개가 넘는 발병 현장에서 ‘PCR 유전자’가 하나도 검출되지 않았는데도 발병 농가가 모두 국산 혈장단백질을 사용한 것처럼 호도하여 국산 혈장단백질을 고사시켜서는 안될 것입니다.
5. 바이오랩이 20개 도축장들과 구축해 온 국산 혈장단백질 생산 체제는 우리 축산업계의 귀중한 자산입니다.
국내 양돈 환경은 외국에 비해 질병의 종류가 훨씬 많습니다. 그 때문에 도축 혈액에 함유된 면역 항체를 재활용하는 국산 혈장단백질은 외국산과 비교할 수 없는 면역적 가치가 있습니다.
혈장 단백질 국산화를 간절하게 주장한 원로 수의사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직접 손글씨로 써 보낸 국내 돼지 질병 종류입니다.
반면 넓은 공간에서 키우는 외국은 질병 종류가 적어서 면역 효과가 훨씬 떨어지는데도 가격은 높기 때문에 혈장단백질의 국산화가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혈장단백질의 국내 시세가 안정적이었던 것은 국산 혈장단백질의 가격을 외국산보다 낮게 책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어렵게 일군 국산 혈장단백질 회사를 죽은 바이러스 조각 하나 때문에 문닫게하고 시장을 모두 외국 회사에 넘겨야 합니까?
6. 행정기관에서 사전에 도축장 혈액탱크를 검사하여 바이러스 유입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는 사료 원료의 안정성을 넘어 ASF 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퇴치하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매우 중요한 제도인 만큼 효과적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PCR 검사’는 한시간 반이면 검사 결과가 나오고 또 동시에 수십 건을 할 수 있습니다. 매일 도축 후에 샘플을 검사하여 당일에 결과를 공유해야 합니다.
참고로 바이오랩의 혈장단백질 생산 공장의 시설과 바이러스 퇴치 공정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7. 국산 혈장단백질 생산공장 -세계적 수준의 첨단 설비로 구축한 ‘초일류 공장’
1) 혈장단백질 생산만을 위해 설계된 전용 공장
갓난 돼지의 이유식 원료라는 민감성과, 혈액을 원료로 사용하는 위험성 때문에 혈장단백질을 생산하는 시설과 생산 공정은 품질은 물론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이오랩은 이를 위하여 혈장단백질 전용 공장을 신설하였습니다(사진 1).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위생적인 식품등급의 스테인리스 탱크 시스템(사진 2)을 통해 원료를 관리하며, 전 공정이 자동화된 폐쇄형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외부 오염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가장 안전한 생산 방식입니다.
2) 초대형 분무 건조기는 모든 바이러스를 순식간에 소각합니다
바이오랩의 핵심 설비인 거대한 '분무건조 시설'은 높이가 20m에 달합니다(사진 3). 혈장액은 이 거대한 타워에서 0.1미리의 미세한 입자로 안개 분사됨과 동시에 섭씨 230 이상의 초고온 와류를 만납니다.
물 1톤을 하나의 입자로 보면 표면적은 약 5제곱미터가 됩니다. 이것을 지름 0.1mm의 입자로 작게 쪼개면 전체 입자들의 표면적의 합은 60,000제곱미터가 되어 1만 2천배 이상으로 커지게 됩니다.
표면적이 크면 열 전달 효율도 커지기 때문에 지름 0.1미리 입자의 표면에 230도의 열풍이 소용돌이 치며 골고루 전달되면 순식간에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가 파괴되며 99.9%이상 즉시 불활성화(흔적은 있지만 죽은 것)됩니다.
바이오랩의 사료에서 발견하는 ‘PCR유전자’는 이 뜨거운 화염 속에서 타버린 ‘바이러스의 재’에 불과합니다.
3) 3주간 보온 저장
건조된 제품은 즉시 출고되지 않고 바이오랩의 혈장 전용 저장창고에서 3주간의 보온저장 기간을 거칩니다(사진 4).
분무건조 직후 포장된 혈장 분말은 외부 기온보다 훨씬 높은 잠열을 유지하며, 8% 이하의 낮은 수분 환경 속에서 남은 미량의 바이러스마저 스스로 고사하게 만듭니다.
겨울철 외부 기온이 낮아지더라도, 3주(21일)라는 보관 기간은 세계적인 연구 기준인 섭씨 4도 환경에서도 바이러스가 전멸하기에 충분하도록 설계된 보수적이고 완벽한 가이드라인입니다. 3주 보관 기간을 거치면 바이러스의 99.99%가 불활성화되어 사실상 ‘바이러스 0’ 상태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돼지 질병이 많습니다.
바이오랩의 분무건조 시스템은 지난 6년 동안 수없이 창궐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소리 없이 그러나 완벽하게 방어해 왔습니다. ASF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8. 방역의 빈틈을 메운 항바이러스 공정, 사료의 ‘PCR양성’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지난 11월 20일과 21일, 안타깝게도 초기 방역의 빈틈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원료(혈액)에 포함되어 입고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국가 시스템도 놓친 위협이 저희 공장 문턱까지 온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오랩의 항바이러스 공정은 밤새 쉼 없이 가동되며 그 위협과 맞서 싸웠습니다. 초고온 분무 건조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미세하게 분해하여 사멸시켰고, 3주의 숙성 과정을 통해 잔당까지 완전히 소탕했습니다. 그 결과 바이러스는 형체도 없는 ‘뼈조각(DNA 잔해)’이 되었습니다.
이 무해한 뼈조각이 사료에 섞여 농가로 전해졌기에, 농가 지대사료의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전염력이 없으니 안심하고 사용하여도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