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결코 '배양육'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페이크 퍼'처럼 될 수 없다!

  • 등록 2026.01.13 07: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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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재의 승리 공식’이 고기 앞에서 멈추는 이유.....배양육, 품질에서 고기와 같아질 수 없고 소비자 거부감이라는 한계 있어

'대체재'가 기존 시장을 뒤집는 순간은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품질이 원본을 넘어서는가', 혹은 '도덕이 원본을 밀어내는가'입니다. 인공으로 만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전자에 가까웠고, 인조 모피인 '페이크 퍼'는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배양육을 이 둘과 같은 궤도에 올려놓는 순간, 논의가 자꾸 미끄러집니다. 배양육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고기’라는 대상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이아몬드는 물리적 동일성이 통하는 시장입니다. 탄소 결정이라는 정의를 충족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질의 대부분이 해결됩니다. 남는 것은 희소성의 서사와 상징성 같은 사회적 프리미엄입니다. 그런데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를 품질면에서 넘어섰다는 평가입니다. 페이크 퍼의 경우 천연 모피의 질감을 완벽히 재현하지 못해도 윤리 메시지로 일정 시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두 제품은 ‘입에 넣지 않는’ 대체재입니다. 불편하면 벗으면 되고,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면 됩니다. 하지만 배양육은 몸 안으로 들어갑니다. 문턱의 높이가 다릅니다.

 

배양육이 넘기 어려운 첫 번째 장벽은 '품질의 정의가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고기의 매력은 균일함이 아니라 불규칙성에 있습니다. 근섬유 배열, 지방의 미세한 분포, 결합조직이 만드는 저항감, 씹는 동안 단계적으로 변하는 탄력과 육즙의 흐름이 합쳐져 한 점의 고기가 됩니다. 같은 부위라도 개체·사육·숙성·조리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그 편차 자체가 미식의 즐거움이 됩니다. 기술이 평균을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예상 밖의 즐거움’을 공장처럼 찍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배양육이 현실적으로 먼저 파고들 수 있는 곳은 스테이크보다 패티·너겟·만두소처럼 원료가 재구성되는 영역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말은 곧, 배양육이 ‘고기’ 자체를 대체하기보다 ‘가공식품의 단백질 원료’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장벽은 '생산 시스템'입니다. 배양육은 식품 공정보다 바이오 공정에 가깝습니다. 세포를 키우려면 영양 배지, 성장 신호, 배양 환경, 오염을 막는 공정 관리가 필요합니다. 규모를 키울수록 변수도 늘고, 작은 오염이 전체 배치를 날릴 수 있습니다. 결국 원가와 수율의 싸움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싸진다'는 기대는 자연스럽지만, 싸지는 속도가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을 따라갈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도덕의 전장도 배양육에 우호적이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배양육은 가축의 사육·도축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지만, 축산업은 가만히 있는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동물복지 기준은 계속 강화되고, 사육·운송·도축 단계의 개선은 이미 산업의 중요한 투자 항목입니다. 즉 배양육의 도덕적 우위는 고정된 값이 아니라, 축산의 개선 속도와 함께 움직이는 상대적 값입니다. 여기에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라는 프레이밍이 불러오는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먹거리에서는 선의보다 신뢰가 먼저 작동합니다.

 

그렇다고 배양육이 의미 없는 기술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배양육은 랩그로운 다이아처럼 품질로 한 번에 문을 열거나, 페이크 퍼처럼 도덕으로 대중을 빠르게 설득하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넓히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배양육의 현실적 역할은 ‘고기를 대체하는 왕좌’가 아니라 단백질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선택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공식품 원료, 특정 기능성 성분, 공급 불안이 큰 지역의 보완재로서 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기는 단지 단백질이 아니라 문화이고, 촉감이며, 불규칙성이 만드는 즐거움입니다. 앞으로도 배양육은 사이비(似而非), 얼핏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수준에 그칠 것입니다. 결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페이크 퍼처럼 될 수 없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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