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대한민국의 ASF 상황은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 양측 모두에서 동시에 폭발하며 그야말로 '악화일로'의 국면으로 치달았습니다. 방역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특히, 사육돼지의 경우 지난달 상황은 역대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국적인 확산세가 뚜렷해진 상태입니다. 야생멧돼지의 경우는 재확산의 서막을 알리는 분위기로 급전환되었습니다.
사육돼지: 1월 4건 → 2월 17건, "전국이 사정권"
먼저 사육돼지에서의 ASF 발생은 지난 1월 단 4건에 불과했던 발생건수가 2월 들어 17건으로 무려 4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이번 확산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경기(포천·화성·평택), 강원 철원, 충남(보령·홍성·당진), 전북(고창·정읍), 전남(나주·무안), 경북(김천), 경남(창녕·의령·합천) 등 전국 7개 광역도로 광범위하게 뻗어 나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돼지사료 원료(혈장단백질)와 이를 이용해 만든 배합사료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됨에 따라, 사실상 대한민국 전역이 ASF 사정권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더욱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야생멧돼지: 1월 14건 → 2월 63건 폭증, "잠자던 지역도 깨웠다"
야생멧돼지에서의 순환감염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1월 14건(7개 시군)이었던 야생멧돼지 양성 확진건수는 2월 한 달간 63건(9개 시군)으로 4.5배나 폭증했습니다.
무엇보다 경기 가평, 강원 홍천·횡성, 경북 문경 등에서 수십 개월 만에 재검출되었는데 이는 최근까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방역당국과 산업의 판단이 오판이었다는 방증입니다. 향후 잠잠했던 지역으로 야생멧돼지를 통해 바이러스가 재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3월 전국 양돈장 '현미경 검사'… ASF 확산 저지할 분수령
이러한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이달 3월은 ASF 확산세를 꺾을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자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현재 위기 단계를 '전국 심각'으로 유지하며 특별방역기간을 3월까지 연장한 상태입니다. 특히 이달 15일(경기·충남은 20일)까지 진행되는 전국 양돈농장 대상 추가 일제검사(2·3차)가 핵심입니다. 이번 검사는 폐사체, 퇴비, 사료까지 아우르는 '현미경식 검사'로 진행됩니다(관련 기사). 방역당국은 농장 간 전파 고리를 끊기 위해 농가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시료 의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감염멧돼지로 인한 완전한 청정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달 미지의 양성농장을 모두 찾아내어, 오는 4월에는 발생양상을 최소한 작년 이맘때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 당면한 현실적 목표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울러 야생멧돼지용 ASF 백신 상용화에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서 줄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학조사 및 변이 바이러스 대응 시급
역학조사도 시급합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당진 발생건부터 올해 최근 발생건까지의 바이러스 유전형 분석 결과 모두 같은 'IGR-I'로 분석되었습니다. 배합사료 내 유전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포천 사례만 유일하게 기존 유행형인 'IGR-II'입니다. 어떤 경로로 'IGR-I' 바이러스가 국내 농장에 침투 또는 확산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밝혀내야만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재발방지 방안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3월 한 달은 한돈산업의 명운이 걸린 시기입니다. 앞으로 전개될 정부의 고강도 방역조치와 농가의 자발적인 협력이 결합되어야만 한돈산업을 위협하는 이번 대참사를 잠재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