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 실증 현장 다녀왔다

  • 등록 2024.05.10 04: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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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충남 청양 소재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차 생산 통합 공정 견학...가축분뇨 처리 방법의 새로운 시대 예감

'바이오차(Biochar)’: 생물 유기체를 뜻하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 바이오매스를 산소가 제한된 조건에서 350℃ 이상 온도에서 열분해(탄화)해 제조한 다공성 탄화물질. 많은 연구를 통해 토양개량과 양분 이용 효율 향상 등 농작물 생산성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됨. - 농촌진흥청 4월 2일자 ‘바이오차’ 비료공정규격 설정 보도자료 중

 

 

최근 한돈산업 내 바이오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올해 돈가가 기대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가축분뇨 처리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퇴·액비 및 정화처리 관련 점검도 강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관련 기사).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의 바이오차 관련 소식에 한돈산업은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재까지 기사 조회수가 1만을 육박할 정도입니다(관련 기사). 산업 관계자들은 가축분뇨 10톤을 하루 만에 바이오차로 만들 수 있다는 데 놀라워했습니다. 하나 같이 의구심보다는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실제 해당 시설이 상용화 되어 농장 내 매일 발생하는 분뇨를 바이오차로 바꿀 수 있다면 그간의 가축분뇨 처리와 관련한 여러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탄소중립이나 미세먼지 측면을 차치하고 일단 분뇨처리 비용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생산된 바이오차는 저장·보관 및 유통에 유리합니다. 비료, 고체연료 등 활용도도 높습니다. 농장 내 분뇨가 쌓이지 않으니 냄새 이슈에 보다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질병 통제에도 유리할 것입니다. 향후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해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긍정적인 생각이 더해질수록 에너지연의 이번 바이오차 생산 시설에 대해 궁금증이 커져만 갑니다. 

 

 

이에 지난 3일 일단의 한돈산업 관계자와 함께 충남 청양에 있는 실증 현장을 서둘러 방문했습니다. 연구책임자인 에너지연 유지호 박사로부터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후 실제 바이오차 생산 공정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번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공정 상용화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입니다. 에너지연을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 두리테크, 유기산업, 칠성에너지, 충남대학교 등이 연구에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실증 공정 100시간을 완료한 상태이며, 돈분뿐만 아니라 우분, 젖소분 등을 활용해 바이오차를 생산한 바 있습니다. 대략적인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은 거의 확보·구현한 상태입니다. 현재 일부 개선점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연의 바이오차 생산 공정 전반에는 한 가지 키워드가 계속 따라 다닙니다. '에너지 효율'입니다. 

 

 

바이오차를 만드는 과정은 먼저 축분의 수분을 80% 이상에서 60% 이하로 낮추는 탈수 과정으로 시작됩니다. 스크류 타입의 고액분리기가 사용되며, 기존 열을 이용한 건조 방식보다 에너지가 1/100 정도 밖에 소모되지 않습니다. 이어 탈수된 축분은 3단 블레이드를 사용한 분쇄장치를 통해 1cm 이하로 잘게 나누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악취 발생은 적다는게 유지호 박사의 설명입니다. 

 

 

분쇄된 축분은 이제 수분을 20% 이하로 더욱 낮추는 건조 단계로 넘어갑니다. F-COMB이라는 특허 장치가 활용됩니다. 축분은 상부에서 하부로 떨어지게 하고, 반대로 열풍은 하부에서 상부로 공급하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중간에 지그재그 형태의 판 구조물이 있어 축분과 열풍이 만나는 1분여의 시간 동안 충분히 수분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때 열풍은 바이오차를 만들 때 나오는 가스(열분해가스)를 활용합니다. 일선 농장에서 돈분 건조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컴포스트(고속발효기)에 비해 훨씬 건조속도가 빠르고 에너지도 효율적입니다. 비교불가 수준입니다. 

 

 

건조 단계를 끝낸 축분은 이제 펠릿화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TLUD(Top Lid Up-Draft) 반응기에서 최종 바이오차로 탈바꿈합니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외부 열원은 필요없습니다. 펠릿화된 축분 자체가 열원입니다. 생산된 바이오차는 말 그대로 검은 숯 그 자체입니다. 

 

전체 시설을 둘러본 산업 관계자들은 계속적인 정부의 연구 지원과 산업의 관심을 통해 최종 상용화·보급화로 이어지길 바랐습니다. 

 

한 참석자는 "최근 정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분뇨는 거의 2천만 톤 가량이며, 대부분 퇴액비, 정화처리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라며, "갈수록 처리비용이 올라가고 환경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다른 처리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바이오차가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이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돈산업이 보다 관심을 갖고 가축분 바이오차 처리 방안을 응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바이오차 생산시설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걸림돌이 있습니다. 가축분뇨법 개정입니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비료 공정규격 설정’ 고시 개정을 통해 가축분을 활용한 바이오차의 비료 품질관리 기준을 만들었지만, 실제 전국 어디서나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만들어 처리하기 위해서는 가축분뇨법상 가축분뇨의 처리방법으로 바이오차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환경부는 축분 처리 다변화를 정책 방향으로 정한 가운데 올해 의성·영덕 등 바이오차 생산 시범사업(관련 기사) 결과(제조과정에서 대기, 수질 등 환경 영향 모니터링)를 바탕으로 내년 가축분뇨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잠정 상황은 긍정적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환경부가 최종 법 개정까지 이어나갈 수 있도록 환경부와 국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편 이번 에너지연 바이오차 생산공정에 대해 궁금한 점은 에너지연 대기청정연구실(042-860-3047)로 연락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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