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하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정부의 ‘원헬스(One Health)’ 감염병 관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양돈산업에서는 일본뇌염과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등이 사람과 돼지를 연결하는 주요 감염병으로 주목됩니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30일 국내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 현황과 대응체계를 종합 분석한 ‘2026년 원헬스 연차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보고서는 2016~2025년 자료를 토대로 14종의 우선순위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추이를 분석하고 사람과 동물, 환경 분야의 감시체계를 함께 살폈습니다. 올해는 특히 분야별 자료가 실제 서로 비교·연계될 수 있는지까지 검토했습니다.
양돈산업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질병 가운데 하나는 '일본뇌염'입니다.
돼지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증폭숙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본뇌염을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혈청예찰과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돼지의 일본뇌염 항체 양성률이 크게 떨어진 점이 눈에 띕니다. ELISA 검사 양성률은 2022년 40.6%, 2023년 47.3%, 2024년 76.6%까지 상승했지만 2025년에는 29.1%로 낮아졌습니다. 전년보다 47.5%포인트, 비율로는 62.0% 감소했습니다.
보고서는 돼지의 항체 양성률 감소가 가축 단계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순환이 감소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주요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 지수 역시 2024년 103.4에서 2025년 67.4로 낮아졌습니다. 다만 항체 양성률이 급격하게 변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모돈의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지속하는 한편 농장 주변 모기 개체수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돼지 예찰 결과와 사람 감염 데이터를 연계한 공동 위험평가체계를 구축해 축산과 보건 분야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양돈산업 입장에서는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을 국내 사람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지 않은 우선순위 인수공통감염병 가운데 하나로 다뤘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이를 전파경로상 ‘가축 등’과 관련된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에는 조류뿐만 아니라 돼지 등 동물에서 유래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사람 감염도 포함됩니다. 이에 따라 돼지 유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역시 원헬스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입니다(관련 기사).
식품매개 감염병과 항생제 내성 문제도 원헬스 감시의 주요 대상입니다. 이번 보고서가 다룬 14종에는 살모넬라균감염증, 캄필로박터균감염증,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과 다제내성세균감염증 등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사람에서는 최근 10년간 살모넬라균감염증과 캄필로박터균감염증,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살모넬라균감염증 신고는 4,446명으로 전년보다 17.3% 증가했으며, CRE 감염증은 4만9,053명으로 15.8% 늘었습니다.
다만 사람과 동물의 발생 숫자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는 동일한 인수공통감염병이라도 사람과 동물 분야의 감시체계와 법적 근거가 서로 달라 조사 대상과 방법, 기준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보고서 역시 이러한 자료의 비교 가능성을 점검하고 분야별 정보의 표준화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7월 ‘국가 원헬스 감염병통합관리 협의회’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앞으로 관계기관 간 감시정보 공유와 데이터 표준화 등을 통해 사람·동물·환경 정보를 연결한 통합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2026년 원헬스 연차보고서' 자료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