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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돈사 몇 곳 없어지겠네”…정부, 내년도 농촌공간정비사업 신규 공모

농식품부, 2027년 농촌공간정비사업 신규 지구 조기 공모(12월 → 9월)...공모 신청 요건 완화

농촌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농촌공간정비사업이 자칫 축산농가를 기존 터전에서 밀어내는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신규 지구 사업 공모에 나섰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7일부터 오는 11월 20일까지 ‘2027년 농촌공간정비사업’ 신규 지구를 공모한다고 밝혔습니다.

 

농촌공간정비사업은 농촌공간계획을 바탕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난개발 시설을 정비하고, 해당 부지를 쉼터나 생활편의시설 등으로 재생하는 사업입니다. 지구당 5년간 평균 100억원, 최대 150억원이 지원됩니다. 지난 2021년 4개 지구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전국 138개 지구에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업 유형은 종합정비형과 정비형, 재생형, 농촌특화지구형 등 4가지입니다. 종합정비형에는 50억~150억원, ‘철거’를 중심으로 한 정비형에는 30억~50억원이 지원됩니다.

 

정부는 난개발 시설의 철거뿐만 아니라 공간 재구조화를 위한 시설 이전과 집적화도 지원한다는 입장입니다. 축사와 축산 관련 시설을 일정 지역에 모아 계획적으로 육성하는 ‘축산지구’도 농촌특화지구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습니다.

 

이번 공모에서는 농촌특화지구형의 신청 요건도 완화했습니다. 특화지구를 아직 지정·고시하지 않았더라도 올해까지 농촌공간 기본계획 승인을 마치고 시행계획을 수립 중인 시·군은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축산지구를 비롯한 일부 유형은 다른 특화지구와 연계하지 않고 1개 지구만으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계획과 현실 사이의 간극입니다. 기존 돈사를 철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농가가 새롭게 자리 잡을 부지를 찾고 주민 동의와 환경·건축 인허가를 받아 돈사를 신축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전 부지와 시설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부터 진행된다면 해당 농가에는 정비가 아니라 사실상의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농촌 주민의 정주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업 취지에는 이견이 있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주민의 정주권과 축산농가의 생존권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만들어서는 곤란합니다. 농촌공간정비사업이 축산업을 마을 밖으로 밀어내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사업 선정 단계부터 철거 대상 농가의 영농 지속 의사를 확인하고, 대체 부지 확보와 인허가, 현대화된 축사 건립까지 하나의 이전 대책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접수된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투자계획 등을 평가해 오는 12월 신규 지구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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