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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사설] 구제역 NSP 양성축, 이제 예방적 도태 논의할 때

NSP 양성농장서 결국 항원 검출…개체 제거 비용보다 더 큰 방역·사회적 비용 살펴야

지난달 30일 본지는 사설(바로보기)을 통해 구제역 비구조단백질(NSP) 항체 양성농장에 대한 정부의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NSP 양성 자체가 구제역 발생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감염·증식의 흔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학정보인 만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불과 나흘 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일 경북 예천 소 농장 2곳에서 구제역 항원 양성축 32두를 확인했습니다. 이들 농장은 이미 NSP 항체가 검출돼 이동제한 등 별도 관리를 받고 있었습니다. 방역당국이 바이러스 순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적검사를 하던 중 실제 항원을 찾아낸 것입니다(관련 기사).

 

정부의 추적관리가 작동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NSP 양성농장을 '위험농장'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NSP 양성축을 계속 농장에 남겨둘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NSP 항체는 야외 구제역 바이러스의 감염·증식 흔적을 찾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물론 NSP 양성이 현재 바이러스 보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특이 반응이나 백신의 영향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한 번의 검사만으로 감염축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확인검사와 역학조사를 거쳐 야외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개체까지 계속 농장에 남겨두는 것이 최선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소는 감염 이후 일부 개체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장기간 잔존하는 '캐리어(carrier; 지속감염축)' 상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관련 연구).

 

이번 예천 사례는 이 문제를 단순한 가능성에 머물지 않게 했습니다. NSP 양성으로 관리하던 농장에서 결국 항원이 확인됐고, 그 대가는 해당 농장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예천군과 인접한 안동·의성·상주·문경·영주·단양 등 7개 시군의 우제류 농장과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24시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긴급접종과 임상검사, 집중 소독도 뒤따랐습니다.

 

 

농장과 도축장, 사료업체, 운송업체 등의 작업 차질은 물론 행정력과 방역자원까지 투입됩니다. 구제역 한 건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계산을 달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확인된 NSP 양성축을 적정한 보상과 함께 예방적으로 제거하는 비용과, 위험을 안고 관리하다 항원이 확인돼 광범위한 이동중지와 긴급방역을 반복하는 비용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큰가.

 

그렇다고 모든 NSP 양성축을 즉시 없애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정부는 그동안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위험도를 평가하고, 현재 '도태 권고'에 머물고 있는 처리기준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재검사와 역학조사를 거쳐 감염에 의한 NSP 양성으로 판단된 개체는 적정한 보상을 전제로 예방적 도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발생지역이나 역학농장, 다수의 NSP 양성축이 확인된 농장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NSP 양성축을 구제역 발생축과 동일하게 취급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위험의 연결고리를 보다 일찍 끊자는 것입니다.

 

위험을 찾아내는 것만으로 예찰이 끝나서는 안 됩니다. 찾아낸 위험을 제거하는 비용이, 위험을 남겨둔 뒤 사회 전체가 치르는 비용보다 훨씬 작을 수 있습니다.

 

이번 예천 사례를 계기로 NSP 양성축의 예방적 도태를 더 이상 '권고'에만 맡겨둘 것인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입니다.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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