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돈가가 전월보다 반등했습니다. 소비심리가 다소 약화되고 돼지고기 재고 부담도 여전했지만, 수입과 국내 생산이 함께 줄면서 전체 공급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월말에는 출하물량이 줄면서 돈가가 6,800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9월에도 출하 감소와 추석 수요를 배경으로 6천원 중반대 가격이 예상됩니다. 다만 추석 이후에는 출하가 크게 늘면서 상황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소비심리 다시 주춤…CCSI 104.5
먼저 소비 여건은 돈가 상승에 썩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전월 106.8보다 2.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111.4와 비교하면 6.9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CCSI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고 있어 소비심리가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전월에 비해 회복세가 주춤한 것은 돼지고기 소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돼지고기 수입 23% 감소…누적으로는 여전히 14.5% 많아
수입은 크게 줄었습니다. 8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약 3만4천톤으로 전월 4만4천톤보다 23.0% 감소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6.4% 많았습니다. 월간 수입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들어온 물량은 여전히 상당합니다. 1~8월 누적 돼지고기 수입량은 36만5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만8천톤보다 14.5% 증가했습니다. 이 기간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대체재인 수입 소고기도 8월에는 3만9천톤으로 전월보다 31.2%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1~8월 누적으로는 34만3천톤으로 전년보다 7.0% 많았습니다. 소고기 역시 이 기간 역대 최고 수입량입니다.
이미 쌓인 돼지고기도 많았다
여기에 높은 재고가 가격 상승을 제약했습니다. 가장 최근 집계인 6월 기준 한돈 재고량은 4만9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0% 많았습니다. 수입 돼지고기 재고 역시 19만2천톤으로 전년보다 20.8% 증가했습니다.
즉 8월 수입량 자체는 크게 감소했지만 앞서 들어온 물량과 국내산 돼지고기가 상당량 재고로 남아 있었던 셈입니다.
국내 생산도 8.5% 감소
국내 생산 역시 위축됐습니다. 8월 돼지 등급판정두수는 136만4천두로 전월 147만두보다 7.2%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134만8천두보다는 1.2% 많았습니다.
1~8월 누적으로는 1,216만6천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15만5천두와 사실상 같은 수준입니다.
출하 감소에 따라 8월 돼지고기 생산량도 7만9천톤으로 전월 8만6천톤보다 8.5% 감소했습니다. 특히 월말로 갈수록 출하할 돼지가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결국 8월 공급량 13.4% 감소
수입과 국내 생산이 동시에 줄면서 8월 시장에 새로 공급된 돼지고기 물량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국내 생산량 7만9천톤과 수입량 3만4천톤을 합한 8월 돼지고기 공급량은 11만3천톤으로 전월 13만1천톤보다 13.4% 감소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공급량은 5.4% 많습니다. 정부의 도매시장 출하지원 사업도 경매시장 출하물량을 늘려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8월 돈가는 6,405원
이 같은 여건 속에서 8월 평균 돼지 도매가격(제주 및 등외 제외, kg당)은 6,405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6,236원보다 169원(2.7%)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달 6,602원보다는 197원(3.0%) 낮았습니다.
당초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가 예상했던 6,200~6,400원을 소폭 웃돈 반면, 정피엔씨의 전망치 6,600~6,700원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국 소비심리 약화와 높은 재고, 누적 수입육이 상승폭을 제한한 가운데, 당월 수입과 국내 생산 감소가 8월 돈가 반등을 이끈 것으로 풀이됩니다.
월말에는 출하 부족 영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중순까지 대체로 6,200~6,400원대에 머물던 돈가는 24일 6,453원, 26일 6,578원, 28일 6,744원으로 상승했고 마지막 거래일인 31일에는 6,803원까지 올랐습니다.
관심은 9월…출하 감소에 추석 수요 더해진다
이제 관심은 9월 돈가가 8월 말의 상승세를 얼마나 이어갈지입니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는 가격을 지지할 요인이 뚜렷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9월 돼지 도축 마릿수를 148만~152만두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162만8천두보다 7.8% 적은 수준입니다. 육성돈 사육 마릿수 감소로 출하 가능한 돼지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개학에 따른 학교급식 재개와 추석 수요가 더해집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구이류의 경우 명절 이전 지출 감소로 정육점과 외식 수요가 크게 살아나기는 어렵지만 선물세트와 유통업체 할인행사가 소비를 보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육류 역시 학교급식 재개와 명절 이후 육가공업체의 원료 확보 수요가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협회는 9월 평균 돼지 도매가격을 6,400~6,500원으로 예상했습니다.
KREI 역시 6,400~6,600원을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 6,499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도축 마릿수 감소에도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8월 마지막 거래일 가격이 이미 6,803원까지 올라선 만큼 당분간 출하 감소와 추석 준비 수요가 맞물리며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높은 재고와 누적 수입물량, 소비 여건은 여전히 가격 추가 상승의 부담 요인입니다.
추석 이후에는 반전…10월부터 출하 증가
더 주목할 부분은 추석 이후입니다.
KREI는 10월 돼지 도축 마릿수를 162만~166만두로 전년보다 9.0%, 11월은 163만~167만두로 6.2%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육성돈 사육 마릿수가 늘면서 출하 가능한 돼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10월 평균 돼지 도매가격은 5,600~5,800원, 11월은 5,400~5,600원으로 내다봤습니다. 각각 전년보다 2.6%, 2.8% 낮은 수준입니다.
전망대로라면 9월 6,400~6,600원에서 10월에는 5천원대로 내려서는 셈입니다. 9월까지는 출하 감소와 추석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지만, 명절 이후 출하가 증가하면서 수급 상황이 빠르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