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은 ASF 바이러스(ASFV)에 의해 발생하는 치명적인 초국경성 질병이다. 국내에서는 2019년 처음 발생한 이후 야생멧돼지에서 ASFV 감염이 지속되면서 상당한 경제적·생태적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수집된 ASFV 양성 야생멧돼지 시료 4,209건을 대상으로 B646L(p72), I73R/I329L 유전자 사이의 유전자간 영역(IGR), MGF 360-1La, MGF 505-9R/10R 등 여러 유전적 마커를 이용해 ASFV의 유전적 다양성과 전파 양상을 분석했다.
p72 분석 결과 모든 분리주는 유전형 II(Genotype II)로 분류됐다. IGR 분석에서는 IGR II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2019~2020년에는 IGR I 1건과 IGR III 3건이 확인됐다. 특히 IGR III는 2023년 다시 출현한 뒤 2024년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에서 특징적으로 확인되는 MGF 360-1La 변이(L106P)는 2020년 처음 출현해 2021년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이후에도 낮은 빈도로 지속적으로 확인됐다. MGF 505-9R/10R 유형에서도 변화가 관찰됐다. 2020년까지는 MGF-1이 우세했지만, 2021년 MGF-5가 출현한 이후 증가해 2024년에는 우세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유전적 특성을 바탕으로 국내 ASFV는 서로 다른 공간적 분포와 전파 경로를 가진 6개 클러스터(cluster)로 분류됐다. 클러스터 1은 국내 최초 유입과 초기 확산을 대표했으며, 초기에는 두 개의 소규모 하위 클러스터(1.1과 1.2)도 확인됐다. 클러스터 2는 제한된 지역에 머물렀고, 클러스터 3은 남동쪽으로 확산하면서 현재 우세한 계통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클러스터 4는 경북 동부지역에 국한돼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ASFV가 단일 유전형 II 바이러스의 유입에서 시작됐지만, 이후 여러 계통이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의 자체적인 유전적 다양화 또는 추가적인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새로운 변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효과적인 ASF 방역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전적 마커를 활용한 지속적인 분자역학 감시와 함께 전장유전체(whole-genome) 분석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 원문(바로가기), Comprehensive molecular profiling of the African swine fever virus in Korean wild boars between 2019 and 2024, 김가람(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Veterinary Research, 2026]
번역 돼지와사람(pigpeople100@gmail.com)
※ 역자 주: 이번 연구는 국내 야생멧돼지 ASFV가 여러 계통으로 다양화되고 일부는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농장과 산업 입장에서는 야생멧돼지에서 새로운 계통의 출현과 이동이 곧 새로운 농장 유입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따라서 발생건수뿐 아니라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화와 확산 경로까지 추적하는 정밀 감시가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