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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글로벌 ASF 백신 향한 중앙·코미팜...IPVS서 상용화 본격화

지난 18일 연달아 ASF 백신 위성 심포지엄 개최…베트남·필리핀 상업농장 데이터 첫 공개

"한국에서도 ASF 백신을 만들고 있나요?"

 

지난 18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제28회 세계돼지수의사대회(IPVS 2026). 이날만큼은 이 질문이 "한국이 글로벌 ASF 백신 경쟁을 주도할 수 있을까요?"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날 오후 중앙백신연구소(대표 윤인중)와 코미팜(대표 문성철)이 연달아 각각 위성 심포지엄을 열고 ASF 백신 개발 성과와 상용화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양돈 수의학 학술대회에서 한국 기업 두 곳이 같은 날 나란히 ASF 백신을 주제로 단독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더욱 의미 있었던 점은 두 회사 모두 우리 정부로부터 수출용 품목허가를 받은 ASF 백신을 기반으로 발표했다는 사실입니다. 연구실 수준의 실험 결과가 아니라 베트남·필리핀 상업농장에서 축적한 현장 적용 사례를 세계 연구자들에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습니다. 

 

 

실제로 행사장에는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중국 등 ASF 상재국 관계자들은 물론, 향후 ASF 백신 활용 가능성이 높은 유럽·미국 연구자들까지 자리를 메웠습니다.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내용을 연신 기록하는 모습이 이어졌고, 발표가 끝난 뒤에도 질문이 계속되며 높은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안전성과 현장 적용"…각기 다른 강점으로 세계시장 공략

 

먼저 중앙백신연구소는 'WOAH(세계동물보건기구)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ASF 백신(SuiShot ASF-X)'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유성식 본부장이 백신 개발 과정을 소개한 데 이어 이주용 사장이 상업농장에서의 현장 적용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유성식 본부장은 WOAH가 중요하게 평가하는 안전성 기준에 맞춰 백신 바이러스 배출, 개체 간 전파, 병원성 회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주용 사장은 농장 적용 결과를 중심으로 상용화 가능성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자돈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시험에서 고농도 투여에도 이상이 없었고, 개체 간 수평전파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2차 접종 후 높은 혈청전환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임신모돈 시험에서는 분만 전 모든 모돈에서 항체가 형성됐고, 초유를 통한 모체이행항체 전달도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야외 ASF 바이러스 공격시험에서는 93%의 생존율을 보였으며, 혈중 바이러스량도 유의적으로 감소해 실제 농장 적용 가능성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코미팜은 '육성돈 및 임신모돈에서 ASF 생백신(PROVAC ASF)의 면역원성과 번식 안전성 평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발표는 ASF 백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서정향 박사가 맡았습니다. 

 

 

서 박사는 육성돈과 임신모돈을 대상으로 한 실제 상업농장 시험 결과를 공개하며 백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반복 공격시험에서 높은 방어효과를 확인한 결과와 함께 임신모돈 접종 후 정상 분만, 높은 재임신율, 초유를 통한 모체이행항체 전달 등 번식 안전성 자료를 공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필리핀 상업농장에서 진행 중인 현장시험 결과도 함께 공유하며 연구실을 넘어 실제 양돈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백신이라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글로벌 표준 백신'

 

두 회사 모두 발표의 초점은 현재보다 미래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중앙백신연구소는 베트남과 필리핀을 시작으로 해외 등록 국가를 확대하는 한편, 야생멧돼지용 미끼백신까지 개발해 ASF 방역 솔루션을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점차 문제가 되고 있는 재조합 ASF 바이러스(I형·II형 하이브리드)에 대응한 백신 연구 계획도 소개했습니다. 백신 생산 및 유통, 기술이전 관련 파트너사와의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코미팜 역시 베트남에서 재조합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방어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모체이행항체의 보호효과 검증 등을 통해 백신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공통적으로 '세계 최초 글로벌 ASF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국내는 '관심 부족', 세계는 '상용화 경쟁'

 

흥미로운 점은 국내와 해외의 온도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ASF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차단방역·살처분 위주 정책이 유지되면서 백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ASF가 상재화된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향후 백신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유럽·미국 연구자들까지 한국 기업들의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한 국내 참석자는 "국내에서는 ASF 백신이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번 IPVS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며 "세계는 이미 '누가 첫 글로벌 ASF 백신을 상용화할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고, 그 경쟁의 중심에 한국 기업들이 서 있다는 사실이 적잖은 자부심으로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이번 발표는 실험실 연구가 아니라 베트남과 필리핀 상업농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용화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며 '한국의 동물백신 산업이 추격자가 아니라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지원'

 

ASF 백신은 단순한 방역기술을 넘어 동물용 바이오산업의 미래 먹거리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단일 품목만으로도 상당한 수출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입니다. 세계는 지금 '한국 백신이 글로벌 ASF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IPVS에서 확인된 세계 시장의 높은 관심은 한국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과 해외 인허가 지원, 산업계의 관심과 투자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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