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축전염병 방역의 역사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았습니다. 구제역과 탄저병 등 과거 가축질병 대응 경험부터 원헬스(One Health) 시대의 방역정책까지 동물보건의 역사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렸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제47회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World Association for the History of Animal Health, WAHAH)'를 공동 개최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관련 기사).
1969년 설립된 세계동물보건역사학회가 아시아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은 창립 57년 만에 처음입니다. 검역본부는 이번 행사가 한국의 수의·방역 역사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물보건을 위한 과학과 정책의 역사(History of Science and Policy for Animal Health)'를 주제로 열렸으며, 독일과 영국, 스페인 등 19개국에서 100여 명의 수의학 및 보건역사학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기조강연 5편을 비롯해 모두 10개 세션에서 구두발표 39편과 포스터 발표 23편이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과거 가축전염병 대응 경험이 오늘날 국가 방역체계 구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수의학이 현대 과학적 방역체계로 발전한 과정과 중국의 국가 주도 백신 접종 정책, 일본 제국주의 시기의 수의정책 등이 소개되며 국가 차원의 방역정책 중요성이 재조명됐습니다.
또한 영국의 환경 방사능 모니터링 사례와 이탈리아의 진드기 연구 등 동물과 사람의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원헬스 개념과 관련된 역사적 사례들도 발표됐습니다.
학회와 함께 열린 '근현대 한국 수의역사 디지털 사진전'도 해외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사진전에서는 1909년 국내 최초 탄저병 백신 접종 장면과 1934년 구제역 임상검사 모습 등 우리나라 방역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들이 공개됐습니다.
이는 ASF와 구제역 등 국가재난형 가축전염병에 대응하고 있는 현재의 방역체계 역시 100년이 넘는 경험과 축적된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최정록 검역본부장은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감염병의 70% 이상이 동물에서 유래하는 원헬스 시대에 동물보건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은 미래 방역 표준을 세우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동물보건과 방역정책의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