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돼지기름(라드·Lard)이 감각적인 식재료로 재조명받으며 2030 세대의 ‘힙한 푸드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풍 속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비식용 돼지기름을 식용으로 속여 판매한 불법 유통 업체들이 대거 적발되어 산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돈지를 활용한 요리법이 확산되는 트렌드를 틈타, 정제공정을 거치지 않은 ‘원료돈지’를 일반 조리용인 것처럼 속여 온라인에서 부당 광고·판매한 업체 7곳을 적발해 고발 및 행정처분을 요청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산가 4.0 이하 ‘비식용 원료’, 산가 0.3 이하 ‘식용’으로 둔갑
식약처가 원료돈지 제조업소 3곳과 유통·판매업소 8곳 등 총 11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무려 7곳의 온라인 판매업체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허위·과장 광고로 올린 총판매 금액은 3억 6,980만원에 달합니다.
현행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돼지의 생지방을 가공해 기름을 뽑아낸 ‘원료돈지’는 이물 제거, 탈산, 탈색, 탈취 등 엄격한 정제과정을 거쳐야만 ‘식용돈지’로 유통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제되지 않은 원료돈지의 산가는 4.0 이하로 관리되지만, 사람이 먹는 식용돈지는 0.3 이하로 철저히 통제됩니다. 즉, 이번에 적발된 제품들은 위생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사람이 직접 섭취해서는 안 되는 ‘원료용’ 기름인 셈입니다.
"아이 먹어도 된다", "질병 예방"… 황당한 허위·과대광고 속출
적발된 업체들의 위반 행태는 대담했습니다. 이들은 비식용 원료돈지임에도 불구하고 "중식은 물론 한식, 튀김, 빵 등 모든 요리에 일반 식용유 대신 사용할 수 있다"라거나 "우리 가족을 위한 조리용 지방", "아이가 먹어도 괜찮다"라며 소비자를 기만했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키토제닉(저탄고지) 식단의 필수 천연기름인 것처럼 포장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부 업체는 단순 원료돈지를 판매하면서 ‘골다공증 예방’, ‘혈행 개선’, ‘폐 건강 및 혈관 세포 건강 도움’, ‘남성 호르몬 생성’ 등 마치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거나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거짓·과장 광고를 일삼다 적발되었습니다. 이번 적발로 인해 6개 품목을 판매하던 7개 유통·판매 및 제조처가 고발 및 행정처분 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대중적 인식 전환기에 터진 악재… "식용돈지 표시 확인 필수"
그동안 양돈산업계는 삼겹살·목살 등 특정 선호 부위에만 쏠린 소비 구조를 개선하고, 돼지 지방 등 부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라드유의 외연 확장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피 대상이던 동물성 지방이 트렌디한 식재료로 부각되며 한돈의 가치를 높일 블루오션으로 기대받던 시점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산업적 전환기에 터져 나온 ‘비식용 돈지 불법 유통 사건’은 어렵게 구축한 돼지 지방의 긍정적 이미지와 신뢰도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깊습니다. 먹거리 안전 문제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자칫 돼지 부산물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원료돈지와 식용돈지를 혼동하지 않도록 제품 구매 시 온라인 판매처와 제품 표시에 식품유형이 ‘식용돈지’로 명확히 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하며, 앞으로도 불법유통 및 부당광고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