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하 ASF) 상황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남은음식물의 돼지 급여에 대해 신고제에서 허가제를 검토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ASF 예방관리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남은음식물을 직접 처리하여 급여하는 농가는 환경부와 협조하여 품질관리·시설기준 등의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폐업 또는 배합사료급여로 전환을 유도하며, 아울러 현재 신고제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관련법령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SF 바이러스는 일반 바이러스에 비해 환경저항성이 강해 혈액이나 고기 내에서 수백 일동안 감염력을 가집니다. 때문에 바이러스에 오염된 남은음식물을 돼지에게 급여함으로써 ASF가 발생하는 사례가 전체 발생 사례 가운데 1/3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관련 자료). 

현재 국경검역을 더욱 강화하는 이유도 결국은 ASF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의 국내 유입을 막아 원천적으로 돼지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론상으로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이 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돼지에게 접촉 또는 전달만 되지 않으면 ASF가 발생할 가능성이 '0(제로)'라는게 전문가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야생멧돼지나 돼지의 이동에 의한 ASF 전파는 아직은 먼나라 얘기이고, 현실적으로 국내에 ASF가 발생한다면 ASF 바이러스에 오염된 남은음식물 급여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파악한 남은음식물 급여 농가는 281 농가 입니다. 이 가운데 직접 열처리를 통해 급여하는 농가가 200 농가이며 전문업체를 통해 처리해 급여하는 농가가 81 농가 입니다. 현재 남은음식물의 돼지 급여는 누구나 신고만 하면 가능합니다. 일회성으로 돼지에게 급여를 해도 제재를 할 수 없습니다. 군부대에서 멧돼지를 통해 남은음식물을 처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관련 기사). 

남은음식물 허가제는 허가를 받은 농가를 제외하고 돼지에게 임의로 남은음식물을 급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제도 입니다. 현재로서 우리나라에서 ASF를 예방하는 가장 핵심적인 제도가 아닐 수 없으며, 이에 관해 대한한돈협회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당국에 요구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ASF 상황을 볼 때 남은음식물 급여 허가제는 촌각을 다투는 시간의 문제이니 빠른 도입을 기대해 봅니다.  

한편 정부당국은 남은음식물의 허가제 전환 검토뿐만 아니라 사람과 휴대물품에 대한 국경검역 강화 및 한중일 공동협력 체계 구축, 국내에 35만 마리로 추정되는 야생멧돼지 관리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