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역당국은 해외 바이러스 유입은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며 당연하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가축전염병 발생은 100% 농장 잘못입니다. 이는 다른 선진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태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제역 근절은 요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3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사태와 관련한 설명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자료에서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발생의 주요 원인을 농가의 백신접종 소홀과 차단방역 미흡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농식품부는 "아직 발생원인 등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발생한 농장들은 백신접종이 다소 소홀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농식품부는 "현재 국내에서 접종 중인 구제역 백신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백신으로 백신의 효과성은 입증되었다"라며, "농장에서 백신을 올바르게 접종하면 구제역 발생을 막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발생농장 대부분이 농장 내 일부 개체에서만 구제역 양성이 확인된 점을 볼 때 전 개체에 대해서 백신접종을 실시하지 않고 일부 개체는 백신접종을 누락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발생농장뿐만 영암군의 항체양성률이 낮았다는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발생농장은 출입구에 차량진입 차단장비 미설치 또는 미작동, 농장전용 의복 및 신발미비치, 농장 축산차량 미등록, 농장 울타리 미흡, 소독약품 유효기간 경과 등 다수의 방역 수칙을 위반하였으며, 사료‧가축운반‧수의사진료 차량 등의 농장 출입 시 소독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며 차단방역 미흡을 또 하나의 발생 원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 의심 경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경방역에 헛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8일 농식품부는 "정부는 해외 여행객이 입국하는 모든 국제공항만에 신발 소독조를 설치하여 운영 중이며, 수시로 소독약을 보충하고 청결도를 유지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라며, "또한, 바이러스는 사람의 신발을 통해서만 국내로 들어오지 않으며,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농장 단위의 차단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축방역을 '제2의 국방'이라고 하는데 실제 국방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국경보다 지역 단위의 방어가 가장 중요?)이 가축방역에서는 상식이 되어 정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경방역보다 농장방역을 더 우선한다면 구제역은 재발할 것은 예정된 시나리오입니다. 끝으로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가축을 100% 보호할 수 있는 백신은 없습니다.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