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미래연구소(소장 김성훈)는 최근 돼지도체 등급 개선에 따른 매출 변화를 분석하여 ‘등급제 정산 확대 관련 검토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료는 돼지 등급 개선이 한돈 농가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등급제 정산 방식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대한한돈협회는 오랜 기간 탕박 등급제 정산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2015년 7월 한돈협회와 육류유통수출협회는 등급제 정산 정착을 위한 공동협약(MOU)을 체결했으나, 그 이행이 미흡하자 2017년 12월 '탕박 등급제 전면 시행을 위한 우리의 요구'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물유통정보조사(축산물품질평가원, 2020.3.)에 따르면, 등급제 정산 비율은 27.7%에 그쳐 지급률 정산 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태입니다.
이에 한돈미래연구소는 지난 10년간 돼지도체 등급별 출현율 변화를 분석하여 등급제 정산과 지급률 정산 방식의 매출 차이를 비교했습니다. 전체 시장과 도매시장의 돼지도체 등급판정 결과를 비교한 결과, 전체적으로 2등급 출현율은 4%p 감소했고, 1+ 등급 출현율은 5.3%p 증가했습니다. 반면, 도매시장에서는 여전히 2등급 출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고, 1+ 등급 출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한돈 농가가 10년 동안 2등급 돼지를 줄이고 1+ 등급 돼지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도매시장은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급률 기반의 정산 체계에서는 농가의 이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돈미래연구소는 2등급 출현율 하향에 따른 지급률과 등급제 정산 방식의 매출을 비교·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등급제 정산을 적용할 경우, 지급률 76% 기준으로 거래하는 농가보다 연간 3천만 원, 지급률 75% 기준으로 거래하는 농가보다 연간 6천만 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농가의 등급 개선 노력에 따라 2등급을 1%p 줄일 때마다 모돈 100두당 연간 100만 원의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모돈 300두 규모 농장에서 2등급을 5%p 줄일 경우, 연간 1,500만 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한한돈협회의 손세희 회장은 "지난 10년간 돼지의 등급 출현율이 크게 개선되었다"라며, "이러한 변화를 농가 수익과 연결할 수 있는 등급제 정산 방식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농장의 사육 규모, 지급률, 인력 운용(선별 출하 등), 1등급 이상 등급 출현율, 운송비, 등급제 정산 거래 업체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농장에 적합한 정산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돈미래연구소는 향후 ‘등급제 정산 모의 전환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할 계획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농장 데이터 입력을 통해 지급률과 등급제 정산 시 매출액을 비교하여 농가의 정산 방식 선택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