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돼지 백신 가운데 PRRS, 회장염, 부종병, 흉막폐렴 백신 판매액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돼지 사육두수 1108만9천 마리입니다. 이는 '22년 4분기 사육두수(1112만4천)보다 1.1% 적은 수준입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돼지 백신 판매액(도매가격 기준, 구제역 백신 제외)은 1140억원으로 '22년 1149억원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돼지가 줄었으니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개별 백신 판매액도 대체적으로 감소했습니다.
매년 돼지 백신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써코(PCV) 백신의 경우 지난해 전체 판매액은 368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줄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는 마이코플라즈마(유행성폐렴, MH) 백신은 163억원으로 7.7%나 감소했습니다. 이어 판매액이 많은 돼지열병(HC)과 PED, AR(위축성비염) 백신도 각각 2.2%, 7.6%, 5.3% 전년보다 적게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런데 판매액이 전년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백신 종류도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국내 가장 많은 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다고 여겨지는 'PRRS' 백신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151억원으로 전년보다 8억원(5.8%)이나 증가했습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조만간 유행성폐렴 백신 판매액을 따라잡을 기세입니다.
회장염 백신 판매액도 전년보다 7억원(28.1%) 증가하며 처음으로 30억원대인 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부종병 백신과 흉막폐렴 백신도 나란히 4억원씩 증가한 23억원(19.8%)과 46억원(8.7%)을 기록했습니다. 부종병 백신의 경우는 4년 전 첫 국내 도입 이후 역대 최고 판매액입니다.
이밖에 돈단독, 대장균 설사병, 클로스트리듐, 글래서씨병, 돼지인플루엔자 백신 등도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특정 항원 백신 판매액의 증가는 준임상형 질병 예방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가했거나(회장염, 흉막폐렴) 혹은 신제품 출시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부종병). PRRS 백신의 경우 사독백신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요인입니다.
이번 항원별 백신 판매액은 한국동물약품협회가 매년 발행하는 동물용의약품등 수입·판매 실적을 기초로 분석한 것입니다. 복합 백신의 경우 항원별 판매액으로 나누고, 이를 단일 항원 백신 판매액에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AB 복합 백신 판매액이 100이라면 이를 A 50, B 50으로 나눈 다음 다른 단일 A 또는 B 항원 백신 판매액과 합산했습니다(관련 기사).
이득흔 기자(pigpeople100@gmail.com)